지난달 초 인천 연수구에 사는 20대 A씨는 아르바이트 중개 사이트를 통해 호프집 서빙 일자리를 찾았다. 입사지원서에는 급여계좌 정보가 필요하다며 계좌번호와 보안카드번호 등을 기재하라고 적혀 있었다. 아르바이트 자리가 급했던 A씨는 별 생각 없이 지원서에 계좌정보를 담아 보냈다. 얼마 후 A씨는 경찰로부터 자신이 넘긴 통장이 금융사기에 이용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졸지에 대포통장 명의자가 된 A씨는 1년간 새로 은행 계좌를 개설할 수 없고, 인터넷뱅킹이나 텔레뱅킹 등 비대면 거래도 할 수 없게 됐다.
금융감독원은 5월부터 8월까지 4개월간 은행연합회에 등록된 대포통장 명의자 1만2913명에 대한 정보를 분석한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대포통장 명의자 중에는 A씨와 같은 20대 남성이 가장 많았다. 남성이 65.6%로 여성보다 많았고, 연령별로는 20대가 26.9%로 가장 많았다. 김용실 금감원 금융사기대응팀장은 “최근 들어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취업을 시켜주겠다’며 계좌정보를 빼내 대포통장으로 이용하는 범죄가 빈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출을 해주겠다며 통장을 요구하기도 한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