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13일 朴대통령에 보고 “교과서 제작 차질없게 국편에 지급” 野의총 “예산-교과서 분리대응” 예산심사 보이콧 방침 접었지만 교문위는 국정화 설전 끝 파행
교문위 텅텅 빈 회의장 19일 국정 교과서 예산을 다룰 예정이던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가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으로 파행하면서 회의장이 썰렁하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국정 교과서 예산심사를 거부하기로 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앞서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3일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국정 교과서 개발에 필요한 예산을 예비비로 편성 및 지급하는 방안을 보고했다고 한다. 예비비 44억 원은 집필진 선정비용, 집필진 인건비, 교과서 연구개발비 등에 쓰일 예정이다.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정부는 예측할 수 없는 예산 외의 지출이 필요할 때 예비비로 우선 예산을 편성해 충당하고 다음 해 5월 31일까지 국회에 사용 명세를 제출해 승인을 얻으면 된다.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은 무엇보다 정부의 국정화 고시 강행을 막을 물리적인 방법이 없어서다. 또 예산 심사를 보이콧할 경우 비판 여론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깔렸다고 한다.
이날 의총에서는 “교문위를 제외한 나머지 상임위가 파행으로 가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많았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교문위는 지난해 누리과정에 이어 올해는 역사 교과서로 최대 전장이 될 것”이라면서도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국회 전체를 공전시킬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예산전쟁의 주무대인 교문위는 이날 파행됐다. 당초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던 전체회의가 오후 2시에 열렸지만 여야 의원 간 국정화를 둘러싼 설전(舌戰)만 오갔다. 새정치연합 조정식 의원은 황우여 부총리에게 “국정화 관련 국론 분열을 수습할 자신이 없으면 장관에서 물러나라”고 다그쳤다. 그러나 새누리당 박대출 의원은 “내년 나라살림을 상정하지 않겠다는 것은 국회의원의 직무유기”라고 맞섰다.
박주선 교문위원장은 개의 뒤 1시간 반 동안 고성이 섞인 의사진행 발언만 이어지자 정회했고 결국 산회를 선포했다. 결국 이날 55조7299억 원 규모의 교육부 예산안과 5조4585억 원 규모의 문화체육관광부 내년 예산안은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홍수영·이은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