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朴대통령-김무성대표, 先代의 친일독재 미화 시도” 발언 파문
與 “올바른 역사교육이 애국” vs 野 ‘국정화 저지’ 3자 연석회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9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을 참배한 뒤 방명록에 ‘올바른 역사교육이 애국의 시작입니다’라고 적고 있다(위쪽 사진).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아래쪽 사진 가운데)와 정의당 심상정 대표(왼쪽),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이날 정부 여당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저지하기 위한 3자 연석회의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원대연 yeon72@donga.com·전영한 기자
김 대표는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하는 것은 정치 금도를 벗어난 무례의 극치”라며 강력 반발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도 “인격 살인적 거짓선동 발언”이라며 “연일 국론 분열을 조장하고 억지 선동의 최선봉에 서서 막말을 쏟아내는 문 대표에게 큰 실망과 분노를 느낀다”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전날 서울 서초구 학부모와의 대화 행사에서 “두 분(박근혜 대통령과 김 대표)의 선대가 친일·독재에 책임 있는 분들”이라고 전제한 뒤 “그 후예들이 친일과 독재의 역사를 미화하고 정당화하려는 것이 이번 교과서 사태의 발단”이라고 규정했다.
김영우 의원도 “발행되지도 않은 교과서에 대해 친일과 독재를 미화한다는 것은 문 대표가 이야기하는 진보가 사이비 진보였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선친·선대를 운운하면서 교과서 국정화를 왜곡시키는 것은 교과서 연좌제”라고 비판했다.
새정치연합도 ‘역사 전쟁’ 국면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듯 맞대응을 이어갔다. 문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누리당은 국민을 선동하고 불안하게 한 것에 대해 국민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의당 심상정 대표, 무소속 천정배 의원과의 3자 연석회의에서도 “걸핏하면 색깔론을 내세우는 게 버릇이 된 새누리당이 이번에는 제 발에 걸려 넘어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사 전쟁을 계기로 야권 연대가 가동된 셈이다.
‘교과서 갈등’은 서로의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기도 하다.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 10월 셋째 주(12∼16일) 주간집계에 따르면 새누리당 지지도는 전주 대비 1.1%포인트 오른 42.8%를 기록했다. 새정치연합 지지도도 0.6%포인트 올라 26.3%가 됐다.
다만 예산정국을 앞두고 여당의 수도권 의원을 중심으로 공개적인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등 당내 갈등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홍정수 hong@donga.com·길진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