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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이 사람을 만든다…참을성보다 중요한 ‘자기조절 능력’

입력 | 2015-10-20 15:51:00


자기조절은 성공적인 삶의 핵심요소다. 통상적으로는 자기조절 능력이 뛰어나면 충동을 잘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운동, 학습 등 성공적인 삶에 필요한 활동을 실천하려면 각종 충동을 억제해야 할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자기조절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즉각적인 유혹을 잘 억누른다는 근거는 없다. 자기조절 능력이 있으면 좋은 습관이 형성돼 바람직한 행동을 실천한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의 공동 연구진은 자기조절과 좋은 습관 형성과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2200명을 대상으로 6차례 연구를 수행했다. 습관 형성과 관련한 연구는 운동, 건강식품 섭취, 수면, 학습, 명상수행 등의 활동을 대상으로 했다. 첫 번째 연구에서는 미국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규칙적인 수면, 건강식품 먹기, 운동 등에 대해 습관이 형성돼 있는지, 그 습관은 어느 정도로 강하게 이뤄져 있는지 등 습관 형성에 대한 질문을 했다. 그리고 ‘나는 유혹에 잘 넘어가지 않는다’와 같은 자기 조절 정도 및 충동 억제 성향에 대해 측정했다. 실험 결과, 자기 조절을 잘할수록 좋은 습관이 형성돼 있었지만 충동 억제와는 관계가 없었다.

후속 연구에서는 유혹의 종류를 바꿔 조사했지만 같은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또 자기조절을 잘해 좋은 습관을 가진 게 아니라 좋은 습관을 가졌기에 자기조절 능력이 뛰어났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시차를 두고 연구를 진행했다. 132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자기조절과 명상습관 형성 여부를 측정하고 5일간 명상캠프를 운영했다. 3개월 후 명상습관 형성 여부를 다시 측정했다. 결과는 자기조절 능력이 뛰어날수록 명상캠프 후 명상습관을 갖게 되는 경향이 높게 나타났다.

즉, 자기조절은 바람직한 행위가 자동적으로 이뤄지도록 하는 습관형성과 긴밀한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참을성을 키우려 하기보다 좋은 습관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안도현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dohyun@SocialBrai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