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그 야수였던 KIA 최희섭이 은퇴한다. 2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김기태 감독에게 은퇴 의사를 전했다. KIA는 코치직을 비롯해 팀 간판선수에 걸맞은 예우를 해줄 방침이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김기태 감독과 면담 통해 은퇴 의사
“더이상 몸이 따라주지 않는 것 같다”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그 야수 최희섭(36·KIA)이 은퇴한다. 최희섭은 2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김기태 감독과 면담하며 은퇴 의사를 전했다. 김 감독은 함께 고심하며 좀더 시간을 갖자고 했지만, 1차적으로는 선수의 판단을 존중하기로 했다.
최희섭은 스포츠동아와의 통화에서 “올 시즌 후회 없이 뛰고 싶었다. 겨우내 열심히 훈련했는데 더 이상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 마지막 기회를 주신 김기태 감독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은퇴를 결심한 후 어떻게 말씀을 드려야 할지 고심했는데, 감독님께서 많이 격려해주셨다”며 “미국에서 야구를 했던 시간, KIA에 입단해 우승했던 순간 등이 많이 떠오른다. 올해 한국프로야구 통산 100호 홈런을 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감독님 생각도 많이 했다. 최근 몇 해 부상이 잦아 팬들께 죄송했고, 더 이상 선수로 팀과 감독님께 보탬이 될 수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밝혔다.
2007년 해외진출선수 특별지명으로 고향팀 KIA에 입단했고, 2009년 타율 0.303에 33홈런 100타점으로 페넌트레이스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2010년에도 21홈런을 쳤지만 크고 작은 부상과 수술로 긴 재활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KBO리그 통산 634경기에서 타율 0.281, 100홈런, 1021타점의 성적을 남겼다.
최희섭은 “은퇴하지만 팀에 항상 큰 보답을 하고 싶다. 미국에서 함께 뛰었던 동료들이 이제 감독도 되고 코치, 팀 프런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미국에서 경험, 인프라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역할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KIA 구단은 최희섭과 코치 또는 해외 스카우트 등 은퇴 후에도 함께 할 수 있는 방안을 의논 중이다. 은퇴식도 협의할 예정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