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 용병’ 삼성화재 그로저, 드디어 코트에 현대캐피탈전 17점 그쳤지만 서브 에이스 3개 눈에 띄어 ‘세계최고 공격수’ 면모 보려면 시차 적응 등 시간 필요할 듯
삼성화재 제공
시몬
프로배구 남자부 삼성화재의 새 외국인 선수 그로저(사진)가 국내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하지만 팀의 주전 세터 유광우와 호흡을 맞출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때문인지 이름값에 걸맞은 강렬한 인상은 남기지 못했다.
20일 대전에서 열린 V리그 현대캐피탈과의 안방경기를 통해 국내 팬들에게 첫선을 보인 그로저는 17득점(공격 성공률 33.3%)에 그쳤다. 2세트 때는 11-20 상황에서 벤치로 물러나 코트를 잠시 비우기는 했지만 이름값에 못 미치는 성적이다. 지난 시즌 OK저축은행을 챔피언 결정전 우승으로 이끈 쿠바 출신의 특급 외국인 선수 시몬은 경기당 평균 30.7점(공격 성공률 55.4%)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까지 삼성화재에서 뛰며 3년 연속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쿠바 출신의 레오는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37.7점(공격 성공률 56.9%)을 올렸다. 그로저는 1세트에서는 8득점했다. 지난 시즌 세트당 평균 7.9득점을 기록한 시몬, 9.8점을 올린 레오와 엇비슷했다.
그로저는 17일 밤늦게 팀에 합류한 뒤 입국 3일째에 경기에 나서 동료들과 호흡을 맞출 시간이 거의 없었다. 18일에는 시차 적응을 위해 훈련 없이 쉬었던 그로저는 19일 한나절 정도만 팀 훈련을 소화했다. 그로저는 유러피안 챔피언십에 독일 국가대표로 출전하느라 삼성화재 합류가 늦어졌다. 그로저는 “그동안 한국처럼 (독일과) 시차가 7시간씩 나는 나라에서 뛰어 본 적이 없어 피곤한 면이 없지 않다”며 “아직 동료들과 호흡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프로로서 최대한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로저는 그동안 폴란드, 러시아 등 유럽 리그에서만 뛰었다.
임 감독은 그로저에 대해 “아직 완벽하지는 않다. 적응에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이다. 서브는 상당히 강한 선수다”라고 말했다. 그로저는 이날 서브 에이스 3개를 기록했다. 삼성화재는 이날 현대캐피탈에 0-3(21-25, 16-25, 25-27)으로 패하며 개막 후 3연패에 빠졌다. 삼성화재가 V리그에서 개막 후 3연패한 것은 처음이다. 여자부 IBK기업은행은 인삼공사를 3-1(25-16, 27-25, 18-25, 25-13)로 눌렀다.
대전=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