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분씨, 큰오빠와 감격의 재회… 北, 2014년 상봉신청땐 ‘사망’ 통보
생사확인 신빙성에 의문 제기
남북은 이산가족 상봉 행사 때마다 상봉 대상자 100명을 확정하기 위해 가족들의 생사 확인을 요청한다. 그 결과는 ‘생존’, ‘사망’, ‘연락 두절’로 분류된다. 이 과정에서 북한이 보내오는 생사 확인을 과연 믿을 수 있을지 의문을 자아내는 일이 벌어졌다.
20일 금강산에서 65년 만에 북한의 큰오빠 김용덕 씨(87)를 만난 용분 씨(67)는 상봉 전 “제19차(2014년 2월) 이산가족 상봉 때 상봉 신청을 했는데 그때는 대한적십자사로부터 ‘돌아가셨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북한이 적십자사를 통해 죽었다고 알려온 그 오빠가 나타나서 만난 것이다.
이산가족 상봉 과정을 잘 알고 있는 한 관계자는 “북한의 생사 확인 결과가 부정확할 때가 있다”며 “의도적일 때도 있고 정말 생사 확인이 어려울 때 사망으로 통보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북한은 과거 납북자나 국군포로 등 특수 이산가족의 경우 북한이 상봉을 원하지 않을 때 사망이나 연락 두절로 통보했던 적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2000∼2014년 이산가족 상봉 행사 때 북한에 생사 확인을 요청한 납북자는 140명. 이 중 46명의 생사가 확인됐다.
생사 확인에 어려움을 겪는 건 한국도 마찬가지다. 대한적십자사가 경찰 등의 협조를 받고도 생사 확인이 어려워 적십자사 관계자가 전산 시스템상의 주소지를 직접 찾아가 일일이 확인하기도 한다. 한 관계자는 “북측 관계자들은 ‘(남측과 달리) 생사 확인을 위한 전산 체계가 없어 더 어렵다’고 얘기한다”고 전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