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뀝니다] [10월의 주제는 ‘직장 에티켓’]<200>문자로 소통, 이것만은 지키자
유통업계 한 대기업에 근무하는 A 과장은 최근 부하 직원에게 “어제까지 집계하라고 한 매장별 주간 판매실적은 어떻게 됐느냐”고 물은 뒤 이 같은 답을 받았다. 당시 A 과장은 메신저에 접속돼 있었지만 회의 중이었고, 돌아와선 회의 때 지시받은 다른 업무를 보느라 놓친 것이다. A 과장은 “어제 나에게 ‘메신저로 보내 놓았다’고 말 한마디만 해줬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상대방에게, 특히 상사에게 보고를 하면서 잘 받았는지 확인도 하지 않는 메신저 소통 문화가 아쉽다”고 말했다.
정보기술(IT) 분야 대기업 B 팀장은 메신저로 지시사항을 보내자마자 곧바로 확인을 요구하는 스타일이라 부하들의 불만이 많다. 메신저로 보낸 장문의 지시사항을 미처 읽기도 전에 “언제까지 할 수 있느냐”고 묻고, 아직 메신저 지시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하면 “메신저 안 보느냐”며 불호령이 떨어진다. B 팀장의 부하 C 대리는 “하루 종일 메신저만 보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우선 시급하거나 보안이 요구되는 중요한 내용은 메신저 전달을 지양하는 것이 좋다. 전화로 직접 상대방에게 알려줘야 실기(失機)나 유출의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 또 메신저를 받은 쪽에서의 ‘확인 피드백’은 필수다. 상사의 지시나 부하의 보고를 읽고도 알겠다고 답을 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자신의 의사가 전달됐는지 알 길이 없다. 반대로 내용을 보낸 쪽에선 상대방이 답이 없을 경우 전화나 구두 등 다른 방법으로 ‘메신저로 보냈다’고 알려주는 매너도 필요하다.
오랜 시간 외근 등으로 메신저를 확인할 수 없는 상태인 경우 ‘자리 비움’ 등의 표시로 다른 이들에게 알려주는 것도 유용한 방법이다. 또 친밀하지 않은 사이에서 ‘ㅇㅇ(알겠다는 의미)’과 같은 약어를 쓰면 성의 없어 보일 수도 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