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경찰 창설 70주년… 경찰박물관을 통해 본 위상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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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설 70주년을 맞아 확 바뀐 제복을 입은 현직 경찰관들. 정복부터 현장 근무복까지 새롭게 바뀐 제복은 내년 6월부터 착용한다. 오른쪽 남녀 경찰관이 입은 제복이 지구대·파출소 근무복으로 넥타이가 없는 청록색 상의에 정장 바지 대신 카고 바지 차림이다. 경찰청 제공
경찰박물관은 창설 70주년을 맞은 한국 경찰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한국 경찰의 역사는 광복 직후인 1945년 10월 21일 창설된 4800여 명 규모의 미 군정청 경무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재 경찰관 수는 10만9500여 명에 달한다.
최근 새롭게 단장한 ‘추모의 공간’에는 연도별로 순직한 경찰의 이름과 공적을 소개하고 있다. 눈길은 끄는 것은 1950, 60년대 순직자 명단이 유독 많다는 점이다. 1950년 6·25전쟁과 1960, 70년대 남북이 대치하면서 간첩 검거와 관련 공무로 희생된 순직 경찰관이 압도적으로 많았음을 보여준다.
경찰 수사가 ‘감(感)’에 의존하는 수사에서 ‘과학 수사’로 진일보했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다.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 군사독재 시절 복장과 무기가 함께 비교되어 있는데 과거에는 책을 통해 수사의 감을 전수하는 경우가 많았다. 수사 도구도 칼과 몽둥이 정도였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의 경찰 장비는 ‘과학’을 통해 억울한 사람 없이 진범을 빠르게 찾는 기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런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것이 ‘지문이야기’ ‘폴리그래프(일명 거짓말탐지기) 검사’ ‘혈흔감식’ 코너다. ‘지문이야기’ 코너에서는 디지털 인식기에 우선 자신의 지문을 한 개 찍어 본다. 전체 다섯 개 손가락을 다시 찍으면 어느 지문과 일치하는지 영상으로 보여준다. 흔히 말하는 “현장 지문을 통해 범인을 밝혀냈다”는 원리를 쉽게 가르쳐주는 것. 실제로 이 같은 역량을 인정받아 과학수사 장비, 디지털포렌식 시스템을 외국에 전수하기도 했다. ‘치안 한류’는 세계곳곳에서 각광받고 있다.
경찰은 박물관을 통해서도 시민 안전을 챙기고 있다. 어린이들이 많이 찾아온다는 점에 착안해 박물관에서 바로 실종예방 사전등록을 할 수 있다. 아이의 지문이나 인적사항을 미리 입력해 두면 지문으로 쉽게 부모를 찾아줄 수 있다. 이젠 미아 찾기에도 과학경찰이 한몫을 하는 시대다.
박훈상 tigermask@donga.com·노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