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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왕실, 시진핑 부부 ‘극진 대접’

입력 | 2015-10-21 03:00:00

찰스 왕세자가 호텔 영접… 여왕이 직접 버킹엄궁 안내
오바마도 못타본 황금마차 타고 버킹엄궁에서 왕실 가족과 오찬
시진핑 “새로운 10년 시작하자”… 英의회 연설서 ‘황금시대’ 강조
中의 원전투자, 習 도착직전 타결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일 영국 왕실의 환대 속에 방문 둘째 날을 보냈다. 국회의사당 연설을 제외하곤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찰스 왕세자 등 왕실 인사가 하루 종일 함께했다.

오전 9시 15분 찰스 왕세자와 부인 커밀라가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직접 시 주석 부부를 영접했다. 이어 오전 10시 반 런던 중심 호스 가즈 광장의 ‘로열 파빌리언’에서 여왕이 베푼 환영식이 진행됐다. 시 주석은 여왕의 남편 에든버러 공(필립 공)과 함께 의장대도 사열했다. 사열이 진행되는 동안 그린 파크와 런던 타워에서 103발의 예포가 발사됐다.

환영식이 끝난 뒤 시 주석은 여왕과 함께 황금빛 마차에 탑승해 버킹엄 궁으로 향했다.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는 필립 공과 함께 다른 마차로 이동했다. 마차가 지나간 대로인 ‘더 몰’의 양쪽에는 영국 국기와 중국 오성홍기들이 내걸려 양국 우호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마차 행렬은 호스 가즈 광장을 떠나 1.6km가량 떨어진 궁의 정문에 도착했다.

시 주석과 여왕이 탑승한 황금 마차는 영국 국왕 조지 3세 이래 모든 영국 국왕이 대관식 때 탄 것으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타 본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국가가 연주되는 가운데 마차 행렬이 궁의 정문에 도착한 뒤 시 주석 내외는 여왕의 안내를 받으며 궁 안으로 이동해 여왕이 베푼 비공식 오찬을 가졌다.

시 주석은 버킹엄 궁에서 왕실 가족들과 비공식 오찬을 마친 뒤 오후 3시 의회를 방문해 중국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의회 연설을 했다. 시 주석은 중국의 평화적인 굴기와 양국 관계 발전 등을 강조하고 특히 양국 관계가 황금시대를 맞고 있다며 전면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새로운 10년을 시작하자고 역설했다.

오후 4시 20분경 시 주석은 찰스 왕세자 부부와 함께 ‘클래런스 하우스’에서 영국 전통차를 시음했다. 이어 오후 5시경 버킹엄 궁에서 윌리엄 왕세손 부부를 만나 왕실 3대와 모두 만났다. 이어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당수도 면담했다.

이어 시 주석 부부는 여왕이 주최한 성대한 공식 만찬에 참석했다. 시 주석 부부는 영국 왕실이 제공한 숙소인 버킹엄 궁에 투숙했다.

앞서 시 주석은 19일 오후 8시경 부인 펑 여사와 함께 런던 히스로 공항에 도착했다. 시 주석은 펑 여사의 외투 색상에 맞춘 짙은 푸른색으로 영국 왕실을 상징하는 ‘로열 블루’ 넥타이를 맨 정장 차림으로 전용기에서 내려왔으며 필립 해먼드 영국 외교장관과 영국 왕실 영예수행 의전관인 후드 자작의 영접을 받았다.

한편 시 주석의 방문과 관련해 가장 큰 관심사였던 영국 남부 에식스 지방의 ‘힝클리포인트 C’ 원전 협상이 시 주석의 영국 도착 수시간 전에 타결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 전했다. 사업 규모가 245억 파운드(약 44조 원)로 프랑스 업체 EDF가 수주한 이 사업에 중국 업체는 지분 33.5%를 갖는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