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 시간) 미국은 하루 종일 이른바 ‘백투더퓨처 데이’를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와 언론 보도가 쏟아졌다. 1980년대 히트 영화 ‘백투더퓨처 2탄’에서 30년 뒤 미래로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한 날이 바로 ‘2015년 10월21일’이기 때문이다. 폭스뉴스 등의 아침 방송은 “바로 그 날이 왔다(The day has come)”며 시작했다. 백악관도 “21일 하루는 앞으로 30년 뒤엔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얘기해보자”며 ‘2045년의 모습’을 예측하는 행사를 소셜미디어에서 열기도 했다.
미 언론들은 영화 속에 그려진 미래(2015년) 첨단기술이 오늘날 얼마나 현실이 됐는지를 점검하는 기사도 잇따라 소개했다.
영화의 뒷이야기와 폭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등의 인터뷰를 담은 다큐멘터리 ‘백 인 타임’(Back in Time)도 개봉했다. 주인공 맥플라이가 타임머신 자동차를 타고 미래로 떠났던 곳인 캘리포니아 푸엔테 힐스 몰의 주차장에서도 영화가 재상영되는 등 영화의 주요 배경이 된 캘리포니아에서는 나흘 동안 다양한 팬 축제가 벌어질 예정이다.
이 영화가 예언한 ‘30년 뒤인 2015년의 미래 모습’ 중 평면TV, 생체측정검사, 핸즈프리 게임 등 상당수가 실현됐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이에 소셜미디어에선 “소름 끼치는 예언 아니냐”는 뜨거운 반응이 잇따랐다.
영화에선 주인공 맥플라이가 공중을 나는 호버보드를 타고 악당들과 추격전을 펼친다. 2014년 미국 MIT연구팀은 이 호버보드와 똑같은 ‘호버(HUVr)’를 제작했다. 자석을 이용한 호버는 지면으로부터 약 30cm가량 떠서 다닌다. 글로벌 자동차업체 렉서스도 8월 공중부양 장치인 ‘렉서스 호버보드’를 공개했다. 렉서스 호버보드는 2개의 저온유지 장치를 이용해 지면과 물 위를 부드럽게 떠다닌다. 렉서스 측은 “액화질소 냉각으로 만든 초전도체, 전력을 공급하지 않아도 자성을 유지하는 영구자석을 결합해 공중부양 보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보드의 상판은 스케이트보드와 같은 나무 재질이 쓰였으며, 하단은 자동차 소재의 외장을 덧댔다.
영화에 등장하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도 슬로바키아의 에어로모빌사가 지난 4월 ‘에어로모빌 3.0’을 공개하며 사실상 실현됐다. 양 옆에 장착된 날개를 펼치면 자동차가 비행기처럼 공중을 날 수 있다. 2017년 출시 예정이다. 맥플라이가 전화통화를 하고, TV를 시청할 때 사용한 안경 모양의 웨어러블 기기는 2012년 구글이 개발한 ‘구글 글래스’와 비슷하다. 구글글래스는 음성명령으로 내비게이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징, 카메라 촬영서비스 등을 수행하는 스마트 안경.
이 외에도 영화 속 평면벽걸이TV, 드론(무인기), 지문인식기능 등도 모두 현실에서 구현됐다. 또 먼저 미래로 간 브라운 박사가 피부와 장기, 혈액을 모두 바꿔 30~40년 젊어진 모습으로 나타나는데 현대의학은 난치병 치료에 이런 생체이식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또 노화방지 및 미용을 위한 성형수술은 대중화돼 있다.
미 언론들은 ‘영화가 예측하지 못한 가장 아쉬운 미래기기가 대부분의 현대인이 손에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이라고 보도했다. 또 영화에선 미국 야구 메이저리그의 시카고 컵스가 월드시리즈에서 마이애미 게이터스를 꺾고 우승하지만 20일 현재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뉴욕 메츠에 3전 전패를 당한 상태다. 7전4선승제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1패만 더 당하면 탈락할 위기에 처했다.
뉴욕=부형권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