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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우미 변신 이승우 ‘16강행 숨은 영웅’

입력 | 2015-10-22 05:45:00

브라질전에 이어 기니전 승리의 ‘숨은 영웅’은 에이스 이승우(10번)였다. U-17 대표팀 이승우가 21일(한국시간) 칠레 라 세레나의 라 포르타다 스타디움에서 열린 기니와의 2015 FIFA U-17 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 도중 상대 선수 2명 사이를 뚫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 U-17 월드컵 최진철호 2연승

날카로운 돌파에 감각적 패스·압박 수비
개인기 벗어나 동료들과도 유기적 움직임
“모든 선수들 한 팀이 돼 3전 전승 하고파”

21일(한국시간) 칠레 라 세레나의 라 포르타다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기니의 2015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 후반 17분, 한국의 에이스 이승우(17·FC바르셀로나)는 상대 아크 정면에서 기습적 오른발 중거리 슛을 했다. 기니 골키퍼 모우사 카마라는 날카롭게 휘어져 들어오는 강슛을 엉겁결에 몸으로 막아냈고, 볼은 쇄도하던 박명수(17·대건고) 쪽으로 흘렀다. 골키퍼와 1대1 상황에서 박명수는 왼발로 다시 골문을 조준했지만, 이 역시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비단 이 중거리슛뿐이 아니었다. 유주안(17·매탄고)과 투톱을 이룬 이승우는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날카로운 돌파로 기니의 배후공간을 수차례 위협했다. 비록 브라질과의 1차전처럼 공격 포인트를 올리진 못했지만, 세계적인 빅클럽 FC바르셀로나의 유스팀을 대표하는 ‘코리안 메시’의 기량은 역시 발군이었다.


무엇보다 돋보인 것은 브라질전에서처럼 기니전에서도 동료들과 하나 된 유기적 플레이를 펼친 점이었다. 중앙선 아래로 내려와 적극적 압박을 펼치며 수비진에 힘을 보탰고, 공격에서도 개인기에 의존하는 유럽 스타일에서 벗어나 감각적 패스로 자신보다 동료들을 앞세우는 이타적 모습을 보였다. 프리킥은 물론 양쪽 코너킥도 전담하다시피하며 누구보다 넓은 활동반경으로 팀을 위해 헌신했다. 후반 종반에는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를 악물고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도 발휘했다. 한국이 브라질에 이어 기니까지 잇달아 1-0으로 격파하고 조기에 16강 진출을 확정하는 데 이승우는 ‘숨은 영웅’으로 손색이 없는 활약을 보였다.

“전반전에 볼 점유율에서 밀리는 등 게임이 잘 안 풀렸지만 후반 들어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고 경기 내용을 복기한 이승우는 “16강 진출을 확정했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편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전 경기와 마찬가지로 모든 선수들이 한 팀이 돼 (잉글랜드를 잡고) 3전 전승으로 (16강에) 올라가고 싶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승우는 또 “많은 사람들이 브라질, 잉글랜드가 더 잘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번엔 우리가 준비를 더 많이 했기 때문에 1위를 할 수 있었다. 이렇게 결과를 알 수 없는 게 축구”라며 “앞으로 우리는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굳은 다짐도 곁들였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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