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시대 맞게 친근감 주고싶어”… 양천署 목1지구대 박상진씨 개명
지난달 개명한 서울 양천구 목1지구대 박마이클 경위.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이날 오후 8시경 한창 근무 교대를 준비하던 박 경위는 “글로벌 시대에 걸맞게 내외국인 할 것 없이 모두에게 친숙한 느낌을 주고 싶어서”라고 개명 이유를 설명했다. 마이클이라는 이름은 1983년 고교 졸업 후 그가 미국 친척집에 머물 당시 외국인 친구들이 붙여준 별명. 영화에 흔히 등장하는 마이클이라는 캐릭터처럼 그의 이미지 또한 친근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귀국 후에도 가족에게 자신을 마이클로 불러 달라고 할 정도로 이름에 애착을 가졌던 그가 정식 개명을 결심한 건 2013년. 목2지구대에 이어 목1지구대로 두 번째 지구대 근무를 하게 되면서다. 박 경위는 “지구대 근무 특성상 대민(對民) 업무가 많은데 마이클이라고 하니 동네 주부, 학생들의 호응이 특히 좋았다”고 말했다. 그가 근무하는 목1지구대는 관내 학교만 11곳이 될 정도로 대표적인 학교 밀집지역으로 꼽힌다. 아내도 설명을 듣더니 개명을 지지해 줬다.
25년 넘게 경찰 생활을 해온 박 경위의 인생은 새 이름과 함께 2막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는 “박마이클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주민 모두가 즐거워지는 게 꿈”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