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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팔 최측근’ 돈받은 전직 경찰, 첫 수사때 압수수색 정보 흘린 정황

입력 | 2015-10-22 03:00:00

경찰청, 曺씨 사건 TF 설치… 숨진 조카, 강태용 검거때 中 머물러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의 최측근 강태용(54)에게서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전직 경찰관 정모 씨(40)가 조희팔 사건의 첫 수사 때 결정적인 압수수색 정보를 미리 유출한 정황이 드러났다. 20일 숨진 채 발견된 조희팔의 조카 유모 씨(46)가 조 씨 사망 이후에도 수십 차례 중국을 드나들었으며, 조희팔의 최측근 강태용이 10일 검거될 당시에도 중국에 머물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지방경찰청은 21일 “정 씨가 압수수색을 하기 전에 강태용 측에게 정보를 줬다는 내용의 참고인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대구경찰청은 2008년 10월 17일 조희팔 사건 수사에 착수해 같은 달 28일 다단계 업체 본사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31일 수색을 실시했다. 경찰 관계자는 “참고인 진술에 따르면 강태용 등이 압수수색 날짜를 이미 알고 있었다”며 “당시 대구경찰청 수사2계 소속으로 사건 정보를 확인한 정 씨가 알려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참고인은 강태용의 지시를 받고 정 씨에게 다단계 업체를 수사해 달라고 제보한 인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 씨가 조희팔 일당에게 압수수색 정보뿐 아니라 다른 수사 정보도 대거 유출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2008년 5월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이 ‘조희팔이 다단계 회사에서 불법자금을 세탁한 혐의가 있다’는 정보를 줬는데도 정 씨가 5개월 동안 수사를 하지 않은 부분도 조사 중이다. 경찰은 정 씨에게 기존 뇌물수수 외에 수뢰 후 부정처사 혐의를 추가했다. 정 씨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조희팔의 조카 유 씨의 사망 원인을 약물 중독으로 추정했다. 부검 결과 유 씨의 위에서는 소화되지 않은 알갱이 약물이 검출됐다. 경찰 관계자는 “출입국 기록에 따르면 유 씨는 7∼11일 중국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며 “중국에서 강태용 검거 당시 현장에 같이 있었는지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구지검은 유 씨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컴퓨터 7대, 휴대전화 2대 등을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불법자금 세탁과 강태용 도피생활 관여, 돈을 받았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청은 이날 ‘조희팔 사건 수사지원 전담팀(TF)’을 설치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조희팔 생존 여부에 대한 구체적 근거가 나오면 중국 공안과 공조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