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대학 연계 심화과정은 고교생이 대학에서 깊이 있는 학습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대입에도 도움이 돼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여대에 개설된 고교-대학 연계 심화과정 글쓰기 강좌 수업 장면. 서울여대 제공
고교생에게 높은 수준의 교육과정을 대학에서 미리 공부할 기회를 주는 ‘고교-대학 연계 심화과정’이 다양한 장점을 바탕으로 수강생이 크게 늘어나는 등 참여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고교생들은 대학 수준의 과목을 미리 이수하고, 이수한 과목을 대학 진학 후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심화학습을 할 수 있다는 장점 외에 대학 입시에도 도움이 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교외 학습활동 중 유일하게 학생부 기재
학년에 관계없이 학교장, 교사의 추천을 받은 고교생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여름·겨울방학에는 약 3주간 주중에 수업을 하고 학기 중에는 토요일을 이용해 수업이 이뤄진다. 또 수시 모집에 합격한 고3 학생들은 합격한 대학에 프로그램이 개설됐을 경우 수강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어느 대학에서 수강하더라도 동일한 수준과 내용의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표준교육과정에 따라 과목이 개설된다. 미적분학, 통계학, 환경과학, 과학사, 컴퓨터과학, 글쓰기, 영작문, 미시·거시경제학, 화학·생물학·물리학 이론과 실험 등의 수업이 개설돼 있다. 대학의 전임교수나 강의 경력이 풍부한 강사가 전공 기초 수준으로 내용을 가르친다.
이 프로그램은 교육부가 공교육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운영하고 있어 대학 입시에서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 이수 결과는 교외 학습활동 중 학생부에 기재할 수 있는 유일한 활동이다. 이를 통해 특정 교과에 대한 관심을 갖고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을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관계자는 “수업을 듣는 고교생들은 전공의 기초가 되는 과목을 미리 수강함으로써 막연한 생각을 넘어 적성과 잠재 능력을 확인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 참여 학생·대학 급격히 증가
수업을 제공하는 대학도 2012년 8곳에서 지난해 29곳으로 늘었고, 운영 교과목의 수도 7개(2012년)에서 13개 과목(2014년)으로 증가했다. 프로그램 운영 첫해에 331명에 불과하던 수강생도 2013년 769명, 지난해 1367명으로 늘어났다. 올해도 여름방학 수강 인원이 626명으로 지난해 149명보다 4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대교협 관계자는 “특정 학문에 대한 관심과 흥미뿐만 아니라 학교장·교사의 추천을 받아 심화과정에 대한 학업 성취가 가능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이어서 참여가 제한적인데도 매년 참가 학생 수가 두 배 이상으로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에 대한 만족도도 꽤 높은 편이다.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조사에서 ‘매우 만족’ 또는 ‘만족’이라는 응답이 89.7%에 달했다. 올해 여름방학 때 수강 신청한 626명 중 602명이 수업을 끝까지 마쳐 이수율이 96.2%이다. 학년별 참가 학생은 2학년이 가장 많은 58.8%를 차지했고, 1학년(29.1%) 3학년(12.1%) 순이었다.
고1 때 인하대에서 일반물리학1 과목을 수강한 안보연 양은 “고교 수업과 달리 과학의 특정 영역을 집중적으로 깊게 배우면서 쾌감을 느꼈고, 이는 소중한 경험이 됐다”며 “학생부에도 기재할 수 있고, 사교육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대학에서 수업을 받고 담당 교수와 상담하는 것은 흔치 않은 기회”라고 말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