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자 미인도’
천경자(91)화백이 두달 전 자택에서 숨을 거둔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지내온 천 화백은 수 년간 국내 미술계와 소식이 끊기면서 생사여부에 관심이 모아졌다.
이 씨는 “극비리에 뉴욕의 한 성당에서 조용하게 장례를 치렀다”고 전했으나 유골이 안치된 장소에 대해선 입을 열지 않았다.
천 화백은 1924년 전남 고흥에서 출생, 광주공립여자고등보통학교를 졸업했다. 1941년 동경여자미술전문학교에서 유학한 그는 1952년 피란지인 부산에서 연 개인전에 나온 우글우글한 뱀 그림 ‘생태(生態)’로 일약 미술계의 스타작가로 발돋움했다.
국내 대표 여성작가로 승승장구하던 천경자 화백은 1991년 ‘국립현대미술관 미인도 위작 사건’으로 절필선언을 했다. 그는 “내가 낳은 자식을 내가 몰라보는 일은 절대 없다”는 말을 남기고 미국으로 떠났으며, 1998년 11월 일시 귀국해 작품 93점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해 또 한번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후 딸이 사는 뉴욕으로 떠난 천경자 화백은 2003년 봄 뇌출혈로 쓰러진 뒤 외부와의 접촉을 끊었다.
최근 7월14일 K옥션의 여름경매에서 천 화백의 1989년작 ‘막은 내리고(사진)’가 경매 최고가인 8억6000만 원(판매수수료 포함가 10억190만 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K옥션 측은 “작가의 1980년대 대표작이며 미국에 거주하는 개인이 소장해온 것으로 국내에 실물로는 이번에 처음 공개됐다”고 밝혔다.
동아닷컴 영상뉴스팀 studi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