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에는 수많은 여성 노동자들이 있다. 모두 야구를 사랑하며 가슴 속에는 야구인이란 단어를 품고 사는 사람들이다.”
야구장의 꽃 치어리더. 최근 치어리더 박기량 씨가 성적으로 문란하다는 근거 없는 루머에 전면 반박하며 루머를 양산한 한 야구선수를 고소하겠다고 밝히면서 한 말이다. 이에 ‘야구장 여성 노동자’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S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선 두산 베어스 치어리더 강산하가 출연해 ‘야구장 여성 노동자’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당황스러운 상황이 있었느냐는 질문엔 “가끔 부담스러울 정도의 눈빛을 보내는 남성분들이 있다”며 “응원을 하려고 단상에 올라갔는데 엉덩이 부분만 영상을 찍는 분들이 계셨다”고 말했다.
이어 “안무를 하다가 동작을 하다가 뒤돌아 있으면 카메라가 엉덩이를 향해서 찍히고 있는 게 보인다. 그래서 구단 측에서 경찰서에 데리고 갔다”고 말했다.
또한 “술병을 던지거나 응원을 못하게 단상에 올라와서 뭐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다”며 속상한 마음을 전했다.
덧붙여 치어리더도 야구를 사랑하는 노동자라며 좋은 시선으로, 인격적으로 대해줄 것을 당부했다. “신입들에게 ‘우리가 왜 그래야 돼요?’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결국 상처받았다는 뜻이다. 그래도 ‘언젠가 인정해 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산다”며 활짝 웃었다.
대학생 때 치어리더에 캐스팅 됐다는 강산하. 처음에 아르바이트로 시작하게 된 일을 10년이나 직업으로 삼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 일은 정말 마약 같아요. 마약은 안 해 봤지만, 한 번 빠지면 계속 헤어 나올 수 없는 그런 게 있어요. 제 몸이 버텨주는 한 10년, 20년 계속 뛰고 싶습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