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재개발 대체지역 따라서 집값 들썩
인천 청라국제도시 (자료:동아일보DB)
재건축 이주민들의 특성은 전셋값이 비싸 서울 외곽으로 벗어나는 일반적인 전세난 상황과는 조금 다르다. 생활수준이나 교통, 교육 등이 원래 살던 곳과 비슷한 곳으로 이주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강남은 강동, 목동은 마곡, 경기도 분당은 광교, 강서 및 인천권은 청라신도시가 대체 지역으로 떠오르면서 전세품귀 및 집값이 오르고 있다.
이미윤 부동산114 연구원은 “전국적으로 분양 물량이 쏟아져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지만 전체 물량이 아닌 세부 지역별로는 향후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며 “재건축 이주수요 대체 지역은 수요가 풍부하고 인프라가 잘 갖춰졌기 때문에 향후 부동산 경기 침체 시에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강남의 대체지로 위례신도시가 부각되면서 오는 11월 입주를 앞둔 래미안위례신도시 전용 120㎡의 경우 분양 당시보다 2억 원 넘게 웃돈이 붙었다. 위례 힐스테이트 111㎡형도 웃돈이 1억 원 넘게 형성됐고, 사랑으로 부영 86㎡형도 최고 8000만 원의 웃돈이 붙었다.
실제로 국민은행 부동산시세에 따르면 2016년부터 재건축이 가능한 목동신시가지 2단지 전용면적 83㎡ 전세가는 4억8000만 원으로 한 달 사이 1억 원(9월, 3억8000만 원)이 올랐다. 이에 목동 수요자들은 가까운 마곡지구로 눈을 돌리고 있다. 목동과 마곡은 맞닿아 있어 생활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고 집값도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현재 마곡지구 내에선 마곡엠밸리1~7단지, 14~15단지가 입주를 마쳤다. 이 단지 평균 매매가는 4억4500만 원 전세가는 2억7000만 원으로 형성됐다.
1기신도시인 분당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분당은 2021년부터 재건축 대상이 된다.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이주를 알아보는 수요자들이 많아지자 인근 광교신도시로 몰리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 분당 동성아파트 전용면적 84㎡의 전세가는 4억250만 원, 삼부아파트 같은 크기는 3억9500만 원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반면 광교신도시 광교한양수자인 전용면적 84㎡의 평균 매매가는 4억6750만 원, 전세가는 3억5000만 원이고 광교 호반베르디움은 각각 5억2500만 원, 3억6500만 원의 시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강서에서 인근 신도시로 이주하는 수요도 상당하다. 강서구 가양동 대림경동 아파트 전용면적 131㎡의 평균 전세가는 3억9000만 원, 대아동신(1단지) 전용면적 134㎡는 4억 원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반면 강서구에서 인접한 인천 청라국제도시 청라 동문 굿모닝힐 전용면적 125㎡의 평균 매매가는 4억5000만 원, 전세가는 2억8000만 원이고, 청라 반도유보라 전용면적 126㎡의 평균 매매가는 4억4500만 원, 전세가는 2억7000만 원으로 형성 돼 있다.
신한금융투자 정자동지점 이정주 PB팀장은 “송도국제도시나 영종도, 인천 부평구, 남동구 경우 서울까지 이동시간이 1시간 정도 소요된다”며 “청라신도시는 지하철 7호선 연장구간 발표로 지하철로 서울 출퇴근이 가능하고 공항철도 청라국제도시역을 통해 서울역까지 30분 대 진입이 가능한 점이 송도나 영정도와 비교해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5~2020년 이주가 예정된 재개발·재건축 물량은 서울 강남권(강남구,강동구,서초구,송파구)은 4만9942가구, 양천구 2825가구, 인천광역시 4만2952가구이다.
10월 분양을 앞둔 ‘청라 센트럴 에일린의 뜰’의 안영철 본부장은 “청라국제도시 부동산 시장이 좋아지면서 시세도 오르고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며 “서울 강서 및 인천 부평, 남동구 등 재건축 이주 수요자들의 사전 문의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정우룡 동아닷컴 기자 wr101@donga.com
청라신도시 중심을 가로지르는 커널웨이. 홈플러스 맞은편 청라 최중심지에 아이에스동서의 '청라 센트럴 에일린의 뜰'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