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포륜진도’로 명명 … 기·혈 순환 원활하지 못해 발생
전날 숙면을 취하지 못했거나 과중한 업무에 시달린 뒤 간혹 눈꺼풀이나 눈 주변이 떨리는 증상이 나타날 때가 있다. 안검경련으로도 불리는 눈떨림은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눈꺼풀이 경련을 일으키는 것으로, 사람에 따라 증상이 몇 차례만 나타나거나 주기적으로 반복되기도 한다.
스트레스, 과로, 수면부족, 과도한 운동, 카페인, 음주, 마그네슘 부족 등 원인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마그네슘이 부족하면 신경이 계속 흥분 상태로 유지돼 눈 밑이 파르르 떨린다. 마그네슘은 인체의 골격과 근육, 체액 등에 다양하게 분포돼 있으며 당 대사, 지방 산화, 아미노산 활성화, 단백질 체내 합성, 유전인자 합성, 뇌기능 유지 등의 역할을 한다.
경우에 따라 알레르기질환 치료제인 항히스타민제, 감기약, 진정제, 천식약 등 약물을 복용하거나 커피·콜라·차 등 카페인이 다량 함유된 음료를 마셨을 때 일시적으로 눈떨림이 발생하기도 한다. 보통 아래 눈꺼풀 근육이 떨리지만 간혹 위아래가 동시에 떨리는 경우도 있다.
한의학에서는 눈꺼풀 떨림을 포륜진도(胞輪振跳)라 부르며 비장과 간의 기능저하로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몸이 허약한 상태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기와 혈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면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풍담’ 또는 ‘위담’으로 불리는 비정상적인 노폐물이 쌓여 원인이 되기도 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눈떨림이 단순히 피로가 쌓여 나타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각종 질환을 알리는 신호가 될 수 있다. 문병하 광동한방병원 뇌신경센터 대표원장은 “눈떨림은 특별한 통증이 없어 대부분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지만 증상이 두 달 이상 지속되거나 발생 범위가 입쪽으로 확대되면 구안와사(안면마비)나 안면경련 등 뇌신경질환을 의심해보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들 질환의 경우 초기 1개월 동안의 치료효과가 이후의 진행 방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어 증상이 나타났을 때 바로 병원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구안와사(안면마비)는 12개 뇌신경 중 7번 신경의 병적 이상으로 발생하는 대표적인 안면신경장애 질환이다. 얼굴 한쪽 근육이 마비되고 틀어지며, 주로 안면부 눈과 입 주변 근육에 증상이 나타나 ‘입 돌아가는 병’으로 불린다. 한방에서는 눈과 입이 돌아가고 틀어진다는 의미로 구안와사로 부른다.
안면경련은 7번 뇌신경이 압박을 받아 경련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눈, 입 꼬리, 광대 등 안면근육이 돌발적 떨림 증상이 나타난다. 제 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안면마비나 안면근육위축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광동한방병원 뇌기능센터에서는 눈떨림·안면마비·안면경련 등 뇌신경질환을 양·한방협진시스템으로 치료해 증상을 빠르게 호전시킨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약물요법이나 보튤리늄 신경독 주사요법과 같은 양방치료와 한약, 침, 약침요법, 뇌추나요법, 테이핑요법 등 한방치료를 통합적으로 실시한다.
침은 얼굴에 분포하는 경혈과 경락을 자극해 얼굴의 균형을 맞추고 얼굴근육을 풀어주는 데 효과적이다. 뇌추나요법은 머리부위와 경추 및 손발을 자극하는 방법으로 소뇌와 대뇌를 활성화시켜 안면근육과 신경을 강화하는 데 도움된다. 그 외에 고주파를 이용해 심부근육에 온열 자극을 줘 마비된 안면근육을 풀어주고 안면마비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문병하 광동한방병원 대표원장은 “눈떨림 등을 예방 및 치료하려면 휴식을 충분히 취하고 스트레스를 적게 받는 생활을 하는 게 중요하다”며 “감기 등 바이러스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과음과 흡연을 삼가며, 마그네슘이 많이 함유된 바나나·해조류·견과류·우유 등을 자주 먹으면 증상이 조금씩 개선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취재 = 박정환 기자 md@mdfac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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