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일본시리즈를 앞두고 ‘도박 스캔들’로 흔들리고 있다. 한국은 삼성 선수들이 ‘해외원정도박’ 혐의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충격적 소식이 전해졌지만, 일본은 요미우리 선수들이 프로야구 경기를 대상으로 ‘야구 도박’에 가담한 사실이 속속 밝혀지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일본 언론들은 22일 일제히 ‘요미우리 투수 가사하라 마사키(24)와 마쓰모토 다쓰야(22)도 야구 도박에 참여한 사실이 추가로 밝혀졌다’는 사실을 전했다. 야구 도박 문제를 조사하는 일본야구기구(NPB)의 조사위원회가 2명의 선수를 추가로 밝히자, 요미우리도 이를 인정했다는 것이다. 마쓰모토는 2011년 요미우리에 입단한 뒤 아직 1군에 등판하지 않았지만, 가사하라는 2012년 5경기를 시작으로 2013년 30경기, 지난해 26경기, 올해 20경기에 등판한 불펜 요원이다.
요미우리는 이달 초 소속 선수의 야구 도박 문제로 곤욕을 치렀다. 투수 후쿠다 사토시(32)가 올해 8월 일본과 메이저리그 경기에 불법 도박을 한 혐의로 근신 처분을 받은 바 있는데, 이번에 2명이 추가되면서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조사위는 후쿠다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제출받은 스마트폰의 데이터를 분석하다 가사하라가 야구 도박과 함께 야구 도박 중독자와 교제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아울러 마쓰모토의 야구 도박 사실도 발각했다. 이들은 후쿠다의 소개로 만난 지인과 프로야구 10경기에 도박을 했고 금품을 주고받으며 꾸준히 접촉해왔다.
NPB 구마자키 가쓰히코 커미셔너는 “대단히 유감이다”며 “야구계의 역사적 무게감과 문화 공공재로의 발전이라는 의미에서도 중요한 조사다. 모든 구단이 긴장감을 갖고 대응하겠다”고 참담한 심정을 전했다. 요미우리 구보 히로시 사장도 “야구사를 더럽힌 선수들이 나와 프로야구 팬들과 관계자들에게 깊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머리를 숙였다. 요미우리의 다른 선수들과 타 구단 선수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확대하고 있는 조사위는 1개월 이내에 처분 방안과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