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두산을 응원한 팬이라면 적어도 이 세 명에게는 기도를 올렸을 게 틀림없다. 니느님은 두산 팬들이 외국인 투수 니퍼트(34·사진)와 하느님을 합쳐 부르는 말이다. 니퍼트는 1승 2패로 탈락 위기에 몰린 팀을 구원하기 위해 22일 잠실에서 열린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1차전에서 완봉승을 거둔 뒤 나흘 만이었다.
이번에도 두산 팬들의 믿음이 통했다. 니퍼트는 이날 NC 타선을 7이닝 동안 2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되며 2013년 3차전부터 플레이오프 3연승을 기록했다. 역대 플레이오프 최다 연승 타이 기록이다. 이 경기의 최우수선수(MVP) 역시 그의 차지였다.
전날 3안타에 묶였던 두산 타자들도 13안타로 7점을 뽑아내며 에이스의 부담을 덜어줬다. 결승점이 나온 건 6회말이었다. 선두 타자 민병헌(28)이 NC 선발 해커(32)를 상대로 2루타를 때려내며 시동을 걸었고, 김현수(27)의 볼넷에 이어 양의지(28)가 우전 안타를 때려내며 무사만루가 됐다. 다음 타자 홍성흔(39)이 1루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난 뒤 오재원(30)은 1루수 키를 넘기는 적시타로 민병헌과 김현수를 불러들였다.
반면 정규시즌에서 19승(5패)을 기록했던 해커는 1차전에 이어 또 한번 에이스 맞대결에서 패배의 쓴맛을 봤다. 해커는 이날 정규시즌(34.5%)보다 속구 구사 비율(64.5%)을 30%포인트나 끌어올려 두산 타선을 제압하려 했지만 결과는 또다시 실패였다.
6회 양의지 타석 강공이 승부처
▽두산 김태형 감독=안방에서 2패를 하면 팬들에게 면목이 안 설 거라고 생각했는데 승리로 마무리해 다행이다. 니퍼트가 좋은 구위를 유지한 게 주효했다. 6회 양의지 타석이 승부처였다. 무사 1, 2루에서 희생번트를 할 수 있었지만 양의지의 컨디션을 믿고 강공으로 밀어붙였는데 다행히 좋은 결과가 나왔다. 이현승도 2이닝을 잘 막아줬다.
타선 침묵 아쉬움… 해커는 제 몫
▽NC 김경문 감독=타선이 터지지 않아 아쉬웠지만 상대 선발 니퍼트가 잘 던진 것도 인정해야 하는 부분이다. 해커가 6회 3실점 했지만 선발로 자기 역할을 했다. 타자들이 아쉬웠던 부분은 마산으로 돌아가면서 잘 생각해야 할 것 같다. 2회 2사 후 합의판정 신청은 감독으로 서 선수를 믿고 한 선택이었다.
황규인 kini@donga.com·임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