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부산 북부경찰서 만덕지구대에 주차된 차량을 털려 한 혐의로 체포된 친구들을 풀어 달라고 10대들이 몰려가 소동을 피우다 공무집행방해로 입건됐다. 철없는 미성년자들이라고 하지만 경찰지구대를 습격해 “친구들은 죄가 없다”며 경찰관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몸싸움까지 했으니 경찰을 얼마나 우습게 봤는지 모르겠다. 조금만 위급한 기미가 있어도 총을 빼들고 곤봉을 휘두르는 미국 경찰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그냥 넘어가진 않았을 것이다.
▷그제 울산의 동해남부선 철길에서 경주경찰서 내동파출소 소속 이기태 경위(57)와 김태훈 경사(45)가 자폐성 장애 2급인 김모 군(16)이 화물열차에 치이지 않도록 구하려다 열차를 피하지 못해 이 경위와 김 군은 그 자리에서 숨지고 김 경사는 오른쪽 다리가 부러졌다. 경찰은 모텔에서 난동을 부리다 연행된 김 군을 귀가시키려 했으나 김 군은 순찰차에서 “용변이 보고 싶다”며 잠시 내린 뒤 달아나다 붙잡히자 “집에 가기 싫다”며 철길에 드러누웠다고 한다. 아마 경찰은 살고 장애학생만 열차에 치였더라면 온갖 비난이 쏟아졌을 것이다.
한기흥 논설위원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