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터 활용 맞춤형수술, 수술시간 앞당겨 혈관 부작용 예방 … 세라믹·티타늄 재질 사용
이 치료법은 퇴화되고 손상된 기존 관절을 새 인공관절을 치환하는 것으로 통증을 없애고 운동범위를 회복시킨다. 하지만 정형외과에서 비교적 큰 수술에 속하다보니 여전히 인공관절수술에 대한 부담감 또는 두려움을 가진 사람들이 많고, 인터넷엔 잘못된 정보들이 넘쳐난다.
인공관절수술을 앞둔 환자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통증이다. 예전엔 인공관절수술 후 극심한 통증으로 불면증을 겪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최근에는 수술 후 통증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처치법이 등장했는데, 대표적인 게 ‘자가통증조절장치’와 ‘관절주변진통주사요법’이다. 자가통증조절장치는 환자에게 통증이 나타날 경우 자동으로 진통제를 투여해주는 시스템이다. 관절주변진통주사요법은 수술 당일 통증을 거의 없애주는 역할을 한다. 최근엔 인공관절수술과 무통주사를 병용해 통증을 최소화하기도 한다.
인공관절수술 부작용은 주로 혈관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허동범 강남 연세사랑 병원 관절센터 과장은 “기존 인공관절수술은 관절을 절삭해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과정에서 골수강 내에 지방세포가 들어차면서 하지의 혈관이 막히는 ‘하지정맥혈전증’이 발생할 수 있다”며 “신체 내 혈액이 잘 흐르지 못하면서 폐혈관이 막히는 ‘폐색전증’도 주요 부작용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혈전증은 정맥에 생성된 혈전(피떡)이 혈류의 흐름을 차단하는 질환이다. 혈전이 다리의 심부정맥을 막으면 심부정맥혈전증(DVT),폐동맥을 막으면 폐색전증(PE)이라 한다. 특히 폐색전증은 심한 경우 수분 내에 급사할 수 있어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
미국 등 해외 학계에서는 인공관절수술로 인한 정맥혈전색전증 발생 위험을 작게는 0.5~3%로 추정한다. 부작용 고위험군은 △비만(체질량지수 30 이상) △탈수 △심장·내분비·호흡기·급성감염성·염증성질환 △호르몬 치료 또는 여성호르몬이 포함된 피임약 복용 △현재 암을 앓고 있거나 치료 중인 환자 △중증 치료를 위해 입원 중인 환자 △정맥염이 동반된 하지정맥류 △혈전 호발 소인 △정맥혈전색전증 과거력 등에 해당되는 환자로, 이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약물요법을 실시해야 한다.
약물요법으로는 아스피린, 와파린, 저분자량 헤파린, 폰다파리눅스, 리바록사반 중 하나를 선택해 최소 7일,최장 35일간 투여할 방법이 권장된다.
금속알레르기 있는 경우 수술 전 전문의에게 해당 사실을 밝히고 인공관절 소재로 어떤 것을 사용해야 하는지 상담받는 게 중요하다. 보통 인공관절엔 니켈, 코발트, 크롬 같은 금속이 들어간다. 문제는 이들 금속이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성인의 10% 정도가 금속알레르기를 가지고 있어 이들이 니켈이 들어간 인공관절로 이식수술을 받으면 알레르기반응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미국 러쉬대 조슈아 제이콥스 정형외과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인공관절수술 후 부작용을 경험한 환자 중 60%가 금속알레르기가 있었다. 2005년에는 박윤수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세계 최초로 ‘인공관절의 금속알레르기 반응’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해 학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세라믹형 인공관절은 ‘지르코늄’이라는 신소재로 만들어진다. 표면이 마치 도자기처럼 매끄러워 세라믹 인공관절로 불린다. 이 재질은 인공연골판과의 마찰이 적어 쉽게 마모되지 않고 내구성이 좋아 활동량 많은 젊은층에 적합하다. 금속합금 재질에 비해 알레르기반응이 적은 편이지만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다.
정확한 수술과 철저한 사후관리는 인공관절의 수명을 연장시킨다. 인공관절은 수술이 정교하게 이뤄질 경우 최소 15년 이상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의학 발전으로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있는 요즈음 60세 이전에 인공관절수술을 받는다면 한 번은 재수술을 받아야 할 확률이 높아진다. 재수술할 경우 결과도 좋지 않고 부작용도 위험도 높기 때문에 60대 이전엔 인공관절수술을 적극 권유하지 않는다. 젊은 관절염 환자는 연골재생술 등으로 해결할 수 있어 최대한 자기관절을 보존하는 치료를 받고 난 뒤 인공관절 삽입을 고려해보는 게 좋다.
최근엔 혈전증 등 각종 부작용 위험을 줄인 ‘자기 맞춤형 인공관절술’이 도입돼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 이 치료법은 수술 시행 6~8주 전 X-레이·컴퓨터단층촬영(CT)·자기공명영상(MRI) 등으로 환자 무릎관절의 모양 및 크기를 미리 측정해 환자의 무릎에 꼭 맞는 인공관절을 준비해 수술에 적용한다.
초창기 인공관절수술에서는 남녀 구별없이 한 가지 인공관절로 수술했다. 이런 탓에 자신의 무릎보다 큰 인공관절로 수술받으면 무릎 앞부분에 불필요한 마찰이 생겨 통증이 유발됐고, 움직일 때에도 마치 내 무릎이 아닌 것 같은 이물감을 느껴야 했다.
특히 여성은 무릎의 폭이 작아 이런 불편함이 더 자주 발생했다. 최근엔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여성형 인공관절’이 개발됐다. 여성의 실제 무릎 모양 및 크기와 흡사하게 설계돼 움직임이 훨씬 자연스럽고 무릎 앞쪽의 통증도 많이 줄었다.
인공관절수술 후 회복 기간에는 통증을 관리하면서 무릎관절을 120도 이상 굽혀주는 재활치료가 필수다. 지속적인 재활운동은 힘줄과 인대를 유연하게 만들어 관절운동 범위를 넓혀주고 일상생활로의 복귀를 앞당긴다.
허동범 과장은 “걷기운동은 관절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뼈를 튼튼하게 만들고 근육을 단련시켜 관절에 가는 부담을 덜어준다”며 “고정식자전거타기는 엉덩이, 무릎, 발 관절에 체중 부담을 크게 주지 않고 칼로리 소비가 많아 체중을 조절하고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허벅지 앞쪽 근력을 강화하면 걸을 때 관절이 받는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의자에 앉아 다리를 엉덩이와 수평이 되도록 들어올리거나, 누운 상태에서 다리 한 쪽을 90도 들어올리는 운동 등도 허벅지 근력 강화에 도움된다.
물 속에서 하는 아쿠아스포츠는 물의 부력을 이용하기 때문에 관절에 부담이 적고 근육과 심장까지 단련할 수 있다. 전신의 관절과 근육을 강화하는 데 좋은 운동이다.
취재 = 박정환 기자 md@mdfac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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