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GDP 전기대비 1.2% 성장 추경편성 등 경기부양정책 효과… 5년 3개월만에 최고치 기록 시장선 “기저 효과 따른 반짝 호조… 수출개선 등 경기 회복 아직 일러”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올 3분기 실질 GDP는 전기 대비 1.2% 증가했다. 이는 2010년 2분기(4∼6월·1.7%) 이후 5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이자 6개 분기 만의 1%대 성장률이다. 분기별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1.1%에서 2분기 0.5%로 떨어진 이후 5개 분기 연속 0%대에 그쳤다. 특히 올해 2분기에는 수출 부진에 가뭄과 메르스 여파가 겹쳐 성장률이 0.3%로까지 내려앉았다.
3분기 성장률이 1.2%로 반등한 데는 무엇보다 2분기에 마이너스(―0.2%)를 보였던 민간 소비가 상승세(1.1%)로 돌아선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재정을 적극적으로 투입하고 개별소비세 인하, 8월 임시공휴일 지정, 코리아 그랜드세일 등의 정책을 실시한 것도 일부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전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3분기 들어 메르스 사태의 부정적인 영향이 축소됐다”며 “정부의 다양한 소비 진작 정책도 민간 소비 회복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출은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지난해 4분기(10∼12월) 0.4%, 올 1분기(1∼3월) 0.1%, 2분기 0.3%로 간신히 증가세를 유지하던 수출은 3분기에 0.2% 감소로 돌아섰다.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도 ―0.7%로 지난해 3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전체 성장률을 깎아먹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3분기 성장률 반등이 기저 효과에 따른 ‘반짝 호조’일 뿐 본격적인 경기 회복 신호는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 분석실장은 “2분기 소비가 워낙 좋지 않았기 때문에 기저 효과가 있었고 추경의 영향도 컸다”면서 “추경 효과는 4분기(10∼12월)에도 이어질 수 있지만 수출이 불안한 상황이고 대외 리스크도 변수”라고 말했다. 중국 경기 둔화나 신흥국 경제 불안이 이어질 경우 수출이 더 크게 꺾일 수 있다는 우려다.
전 국장은 “수출 여건이 좋지 않다”면서도 “4분기에 성장률이 0.9% 정도 나오면 올해 한은이 전망했던 연간 성장률 2.7%를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한은은 15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 성장률을 기존 2.8%에서 2.7%로 낮춘 바 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