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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사무공간 따로따로… 경찰서가 달라졌어요

입력 | 2015-10-24 03:00:00

서울 동대문署 공간개선 시범운영
일반인 통제 피해자 보호석 만들어… 가해자와 마주치지 않게 동선분리
2016년 3곳 추가 뒤 점차 확대




서울 동대문경찰서에 새로 들어선 통합수사공간에서 23일 경찰관들이 근무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일반 행정업무를 처리하지 않고 형사·수사·여성청소년·교통과 등 분야별로 피의자 조사만 이뤄진다. 뒤편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변호사 접견실과 피의자 대기석, 진술녹화실이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앞으로 경찰서에서 각종 사건 관련 조사를 받을 때 피해자와 가해자가 마주칠 일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은 경찰 조사 때 인권 침해 소지를 없애기 위해 피해자와 가해자의 동선을 분리하고 별도의 조사공간을 마련하는 등 경찰서 내 수사공간을 개선한다고 23일 밝혔다. 그동안 경찰서에서는 행정업무와 사건 조사가 함께 이뤄지면서 피해자는 물론 가해자의 인권 침해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다. 또 별도의 조사공간이 없거나 부족한 경찰서는 조사 대상자가 늘어날 경우 ‘시골 장터’를 연상케 할 정도로 혼잡했다.

이에 따라 경찰청은 전국 최초로 서울 동대문경찰서에 ‘수사부서 공간모델’을 도입해 시범 운영키로 했다. 경찰은 수사관의 사무공간과 조사공간이 분리돼 수사 효율성을 높이고 사건 관계자의 프라이버시 침해도 해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가해자가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함부로 접근할 수 없도록 별도의 조사구역이 마련되고 성범죄 피해자를 위해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된 피해자 보호석도 설치된다.

피의자 수사는 신설된 통합수사공간에서 보다 체계적으로 이뤄진다. 강력·지능·경제 등 각 수사팀에서 이뤄진 피의자 조사가 하나의 공간에서 이뤄져 피의자에 대한 관리가 더욱 쉬워졌다. 신설된 통합수사공간 내부는 모두 영상녹화가 이뤄진다. 경찰은 내년 중 추가로 3개 경찰서의 수사공간을 개선하는 등 향후 5년에 걸쳐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