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25일 일요일 맑음. 11월. #180 Queen 'Who Wants to Live Forever'(1986년)
퀸의 ‘Who Wants to Live Forever’ 싱글 표지. 영화 속 헤더(왼쪽)와 코너다.
꼭 노래나 스산한 날씨, 옷 벗는 나무 때문만은 아니다. 이 계절이 쓸쓸한 것. 이때 요절한 가수가 많다. 11월 1일엔 유재하와 김현식, 7일엔 배호, 20일엔 듀스의 김성재, 29일엔 김정호가 날아갔다. 이달 27일에 신해철(1968∼2014)이 별 하나를 더 새겨뒀으니 앞으로 이맘때면 밤하늘이 더욱 눈물나게 청명할 것 같다.
다음 달 5일엔 20대 초반에 단 두 장의 앨범만 남기고 요절한 영국 가수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전기 영화 ‘에이미’가 국내에 개봉한다. 13일엔 너바나의 리더, 고 커트 코베인의 미공개 녹음을 모은 ‘Montage of Heck: The Home Recordings’가 발매된다. 날씨가 추워진다는 건 서지원(1월 1일)과 김광석(1월 6일)의 기일이 다가온다는 뜻도 된다.
그 장면이 기억난다. 변치 않는 젊은이의 얼굴을 한 코너가 그와 달리 꼬부랑 할머니가 돼 급기야 죽어가는 오랜 연인 헤더를 품에 안고 대화하던. 헤더는 묻는다. “아직도 모르겠어요. 당신이 내 곁에 머무는 이유를.” 당신을 지금도 처음 만났던 날만큼 사랑하니까요. “…죽고 싶지 않아요. 당신과 머물고 싶어요. 영원히.”
여기서 퀸의 ‘Who Wants to Live Forever’가 흐른다. ‘누가 영원히 살고 싶어 하나요?/누가 감히 영원히 살려 하나요?/사랑이 죽어야 하는데….’ 마이클 케이멘이 편곡한 관현악 위로 프레디 머큐리의 절규가 흩어진다. 케이멘과 머큐리, 둘 다 11월에 돌아갔다.
‘…당신 입술로 내 눈물을 만져주세요/손끝으로 나의 세계를 만져줘요/그러면 우린 영원을 가질 수 있으니까/우린 영원히 사랑할 수 있어요/영원은 우리의 오늘이에요./누가 영원히 살길 원하나요./영원은 우리의 오늘인데,/누가 영원을 기다리나요?’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