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 공기업이 뜬다]<4>광주 전남의 농어촌공사
한국농어촌공사 광주·전남혁신도시 본사에 있는 물관리센터. 농어촌공사 직원들이 대형 모니터에 뜬 지역별 강수량과 저수지 수위 등을 확인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제공
4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에 대해 한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이같이 말했다. 사실 가뭄과 같은 재난이 찾아오면 농민들 못지않게 정부 부처 관계자들의 마음도 타들어간다. 특히 올해에는 예년에 비해 강수량이 턱없이 적어 농어촌공사 사람들이 마음을 졸이고 있다. 농어촌과 가장 밀접한 업무를 수행하는 곳인 데다 본사 역시 지역에 위치한 까닭이다. 지난해 9월 전남 나주시의 광주·전남혁신도시로 자리를 옮긴 농어촌공사는 지난달 본사 이전 1주년을 맞았다.
○ 최악의 가뭄, 투 트랙으로 대응
농어촌공사는 올해 농촌용수 개발을 위해 8월까지 1913억 원의 예산을 집행했다. 이와 별도로 추경예산을 포함해 올해 총 3810억 원을 농촌용수 개발에 쓸 예정이다. 올해 3월부터는 가뭄대책상황실을 운영하고 인력과 예산을 신속하게 편성했다.
동시에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물 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물 낭비를 최소화하고 농업용수 관리를 효율화하려면 ICT 도입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공사에 설치한 물관리센터는 일종의 재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센터 내에 있는 대형 모니터에는 지역별 강수량과 저수지 수위가 실시간으로 뜬다. ‘경계’, ‘심각’ 등 가뭄 위기경보가 뜨면 단계별로 이에 맞는 조치를 신속하게 취한다. 이 외에도 ICT를 농업용수 관리에 접목해 물 낭비를 최소화하고 있다.
○ 농업 노하우 수출하는 ‘글로컬 공사’
농어촌공사는 물 관리 기술이나 농촌 개발 등의 노하우를 해외에 수출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그동안 축적된 기술과 경험을 개발도상국에 전수하는 일을 수년 전부터 진행해 왔다. 특히 아시아에만 집중돼 있던 사업 영역을 아프리카나 중남미 쪽으로 확대하고 있다. 2013년 이전 78%였던 아시아 사업 비중은 62%로 줄어든 상태다. 그 대신 아프리카나 중남미의 사업 비중은 22%에서 38%로 크게 늘었다.
또 통일을 대비해 통일농정을 준비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 올해 3월 농어촌공사는 남북농업개발사업단을 설치하고 북한 농업 실태를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향후 북한 농축수산 분야의 정보 인프라를 구축하고 남북 농업의 협력 모델을 제시할 예정이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