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투수 3명의 이탈로 삼성의 KS는 세대교체의 시험대가 됐다. 심창민(왼쪽)과 정인욱이 각각 불펜과 선발에서 중요한 역할을 떠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성장에 따라 이번 KS는 물론 내년 시즌도 좌우될 전망이다. 사진|스포츠코리아·스포츠동아DB
베테랑 투수 3명 이탈로 영건들 임무 막중
심창민은 차우찬과 함께 불펜의 핵심으로
정인욱은 한국시리즈 4차전 선발 가능성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팀이 진짜 강팀이다. 삼성이 바로 그 시험대에 섰다.
삼성은 26일 시작된 두산과의 한국시리즈(KS)에서 예상보다 빨리 ‘강제 리빌딩’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마운드의 주축을 이뤘던 베테랑 투수 3명이 이탈하면서 ‘영건’들에게 중책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늘 유망주 꼬리표를 달았던 정인욱도 마찬가지. 정인욱은 올 시즌 수차례 선발투수로 기용되는 기회를 잡았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진 못했다. 류중일 감독이 스프링캠프부터 기대를 많이 했던 투수이기에 실망감도 더 컸다. 그러나 이번 KS에선 4차전 선발의 중책을 맡을 수도 있다. 지금이야말로 심창민과 정인욱이 진짜 자신들의 가치를 증명해야 할 시간이다.
물론 타선에서도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필요하다. 삼성은 지난 4년간 줄곧 정규시즌에서 우승해 KS에 선착했고, 그 이점을 잘 활용했다.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지친 상대팀을 힘으로 밀어붙였다. 풍부한 선발 자원 덕분에 1차전과 2차전부터 ‘1+1’ 선발 기용이 가능해 기선을 제압했고, 6회 이후에는 리그 정상급 불펜 투수들이 강하게 상대 타선을 압박해 상승세를 꺾었다. 명실상부 강력한 투수진의 위력이 KS 우승에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번 KS는 다르다. 1차전부터 타선의 막강한 힘이 꼭 필요하다. 구자욱, 박해민을 비롯한 신진급 선수들이 공격 선봉에 서야 한다. 박해민은 지난해에 이어 2번째, 구자욱은 첫 KS 출전이다. 특히 구자욱은 류 감독이 이번 KS의 조커로 꼽은 선수 중 한 명이다.
베테랑 이승엽도 내년이면 만 40세이고, 최형우도 해외에 진출할지 모르는 상황. 삼성으로선 그 뒤를 이을 선수를 발굴하는 것이 큰 과제다. 이번 KS는 당장 올 시즌의 패권을 떠나 삼성의 십년대계를 가늠할 시험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