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1차전 삼성 9-8 두산
“드디어 뒤집었다” 삼성 선수들이 26일 한국시리즈 1차전 7회말 두산의 실책으로 역전한 뒤 득점에 성공한 박석민 등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7-8로 뒤지던 삼성은 2사 주자 2, 3루에서 이지영의 투수 앞 땅볼 때 두산 투수 이현승의 송구를 1루수 오재일이 놓치는 사이 박석민과 채태인이 모두 홈을 밟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대구=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won@donga.com
프로야구 삼성이 한국시리즈 첫 판을 승리로 장식했다. 삼성은 26일 안방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두산에 9-8로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시리즈 5연패에 도전하는 삼성이지만 최근 2년 동안에는 1차전 승리와 인연이 없었다. 삼성이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승리한 건 2012년 SK에 3-1로 이긴 게 마지막이었다.
하지만 삼성에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 나바로(28)가 있었다. 나바로는 8-4로 뒤진 7회말 무사 1, 2루 상황에서 두산 두 번째 투수 함덕주(20)를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비거리 130m)을 때려냈다. 삼성의 ‘역전 본능’을 일깨우는 홈런이었다. 삼성 타자들은 여세를 몰아 상대 실책 때 득점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거꾸로 두산은 김 감독이 계속 신뢰를 보내고 있는 함덕주가 또 한 번 무너지면서 불펜 운용에 대한 고민이 커지게 됐다. 정규 시즌 때 평균자책점 3.65로 필승조 노릇을 했던 함덕주이지만 포스트시즌 때는 평균자책점 34.71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차전 때는 8-4로 앞선 무사 1루 상황이라 여유가 있는 상태에서 등판했는데도 3분의 1이닝 동안 3점이나 내주고 말았다.
한국시리즈 최종 결과에 따라 대구구장에서 열리는 마지막 프로야구 경기가 될 수도 있는 2차전은 27일 오후 6시 30분에 열린다.
▽삼성 류중일 감독=안방 첫 경기에서 승리해 좋다. 피가로는 긴장한 탓인지 자기 공을 못 던졌지만 백정현과 차우찬이 잘
던져줬다. 7회 배영섭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해 경기 흐름을 바꿔놓았고, 나바로의 3점 홈런이 결정적이었다.
▼“2차전 선발 라인업 다르게 짤 것”▼
▽두산 김태형 감독=마무리 투수 이현승을 일찍 내보내는 강수를 뒀는데 뼈아픈 실책이 나와 역전을 허용했다. 함덕주가 주자를 계속 내보내는 등 자신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차전에서는 선발 선수들을 바꿔야 할 것 같다.
대구=황규인 kini@donga.com / 김동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