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영·스포츠부 기자
대표팀 김진수 단장은 “일본 관계자들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김온아와 류은희를 일본으로 데려가고 싶다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경기가 끝난 후 일본핸드볼협회 관계자로 보이는 60대 남성은 김온아와 류은희의 사인을 받기 위해 종이와 펜을 품에 안고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을 서성였다.
김온아와 류은희에 대한 자부심을 조금 잊고 경기 전후를 되돌려 보니 4000여 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가득 메운 일본의 핸드볼 열기에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대표팀 임영철 감독도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좋은 분위기에서 선수들이 뛸 수 있게 해준 일본 측에 고맙다”고 말했다.
김온아와 류은희는 리듬체조 손연재만큼의 인기를 누리는 여자 스포츠 스타가 될 수 없는 걸까. 일본에서 한일전이 다시 열린다면 김온아와 류은희를 응원하는 일본 팬들도 상당히 있을 것 같다. 부러운 마음에 5003석 규모의 서울 송파구 SK핸드볼경기장이 만원 관중으로 가득 찬 행복한 상상을 해본다.―나고야에서
유재영·스포츠부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