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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전쟁’앞 갈라선 장군의 손자와 손녀

입력 | 2015-10-27 03:00:00

김좌진 장군 손녀 김을동 최고위원 與 역사교과서 개선특위 지휘
이복동생 김경민씨 “국정화 반대”




“일부 좌파 민중사학자들의 무도한 친일몰이에 독립투사들의 업적이 가려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새누리당 김을동 최고위원·70)

“지금의 시대 상황은 나라를 빼앗겼을 때와 같다.”(김경민 광복회 문화위원장·60)

일제강점기 당시 독립군 사령관인 김좌진 장군의 손녀 손자가 ‘역사 전쟁’의 대척점에 섰다. 손녀인 김 최고위원과 이복동생인 김 위원장이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김 최고위원은 새누리당 역사 교과서 개선특위 위원장으로 역사 교과서 국정화의 선봉에 서 있다. 이에 김 위원장은 “국정화는 일본의 역사 왜곡이나 마찬가지”라고 반박했다.

김 최고위원은 최근 최고위원회의에서 “아직 형체도 없는 교과서를 친일 교과서라고 낙인찍는 것은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를 ‘기형아가 될 것’이라고 저주를 퍼붓는 것과 같다”며 야당의 국정화 비판을 일축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2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나는 야당 성향도 아니고 여야가 없는 ‘대한민국당’”이라며 “(누나와는) 의견이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김좌진) 할아버지를 조상으로 둔 이상 역사 왜곡이 되면 안 되고 일본의 군사 대국화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항일운동사 장례식’에서 “일본이 역사 왜곡을 하는 것만으로도 통탄할 일인데, 우리나라 스스로 역사를 왜곡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6월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가 식민 지배를 미화했다는 논란이 일었을 때도 독립운동가 후손 204명과 함께 “친일 인사의 기용은 항일 독립지사의 정신을 훼손하는 도전”이라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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