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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을 기다렸다, ‘백색 발레’의 백미!

입력 | 2015-10-27 03:00:00

유니버설발레단, ‘라 바야데르’ 11월 2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서 공연




유니버설발레단의 ‘라 바야데르’ 공연 3막 중 3대 백색 발레의 한 장면으로 꼽히는 ‘망령들의 왕국’. 흰색 튀튀를 입은 32명의 발레리나가 차례로 계단을 내려오며 아라베스크 동작을 선보이고 있다.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발레 팬이라면 10월 마지막 주에 놓쳐선 안 될 공연이 있다. 유니버설발레단(UBC)이 5년 만에 선보이는 발레 ‘라 바야데르’다. ‘백조의 호수’ ‘지젤’과 함께 3대 백색 발레로 꼽히고, 전막 클래식 발레 가운데 최대 인원이 출연하는 ‘라 바야데르’의 특징을 분석해봤다.

○ 백미는 32인의 군무

인도의 힌두 사원을 배경으로 무희 니키아와 전사 솔로르, 승려 브라민, 공주 감자티의 사각 관계를 다룬 라 바야데르는 화려한 안무로 유명하다. 주역들의 춤뿐 아니라 디베르티스망(Divertissement·줄거리와 상관없이 볼거리로 제공되는 여흥 춤) 또한 관객의 눈을 즐겁게 한다.

안무의 백미는 3막에 등장하는 발레리나 32명의 군무 ‘망령들의 왕국’이다. 푸른 조명 아래 튀튀를 입고 스카프를 두른 망령들이 한 명씩 줄지어 세 걸음 걷고 아라베스크(한 발로 서서 다른 발을 뒤로 뻗는 동작)를 반복하며 경사진 언덕을 내려와 무대로 정렬한다. 이 군무는 백조의 호수의 호숫가 군무, 지젤의 죽은 처녀(윌리)들의 군무와 함께 3대 발레 블랑(ballet blanc·하얀 발레)으로 꼽힌다.

UBC 유병헌 예술감독은 “맨 처음에 등장하는 무용수는 아라베스크를 38번이나 반복한다”고 설명했다. 맨 앞에 선 무용수는 뒤따라오는 무용수 31명의 기준점이 된다. 그래서 기량이 출중하고 키가 큰 무용수를 배치한다. 유 감독은 “이번에 180cm 장신의 이가영 발레리나가 망령들의 왕국 군무의 맨 앞에 선다”며 “아라베스크 동작이 끝나면 8명씩 4줄을 이루는데 맨 앞줄의 8명은 모두 170cm 이상의 무용수”라고 말했다. 이어 유 감독은 “아라베스크 동작이 예쁘게 나오려면 두 다리의 각도를 120도로 벌려야 한다”며 “무용수에게 상당한 체력을 요구하는 안무”라고 전했다.

2막에서 온몸에 금가루를 두른 채 2분간 고난도 춤을 선보이는 황금신상.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 대규모 인원 및 무대 세트…화려한 의상도 눈길

라 바야데르는 발레계의 ‘블록버스터’로 손꼽힐 만큼 큰 규모를 자랑한다. 무대에 오르는 인원수가 남다르다. 백조의 호수, 지젤 등 대개 전막 클래식 발레에서 70여 명이 무대에 오르는데 라 바야데르는 150명이 출연한다. 무대 의상은 400여 벌, 연습 기간과 총 7번의 공연 동안 발레리나가 신는 토슈즈의 수는 무려 700켤레에 이른다. 의상을 담당하는 정연주 씨는 “400여 벌의 의상 중 감자티의 의상은 화려함의 정점을 찍는다”며 “감자티의 의상에는 수작업으로 스와로브스키 제품 1000여 개를 달았다”고 말했다. 망령들의 왕국 군무 때 입는 의상도 백조의 호수, 지젤의 군무 의상과 차이가 있다. 정연주 씨는 “백조의 호수나 지젤은 튀튀의 치마가 약간 위로 올라가 있는데, 라 바야데르의 튀튀는 치마가 좀 더 길고 아래로 처져 있다”며 “그래서 좀 더 정적인 분위기가 감돈다”고 말했다.

라 바야데르 2막 1장에 등장하는 200kg 무게의 코끼리 상.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2막 1장에 등장하는 코끼리도 주요 볼거리다. 높이 2m, 코 길이 1m, 무게 200kg의 코끼리는 알루미늄 골격에 고무로 뒤덮여 있다. 몸통 안에는 5명의 스태프가 들어가 머리와 귀, 코 등의 움직임을 연출한다. 2막 ‘솔로르-감자티’ 결혼식 장면에선 온몸에 금가루를 두른 황금 신상이 등장해 2분간 고난도의 안무를 선보인다. 황금 신상 역의 무용수는 2분 출연을 위해 1시간 동안 전신에 골드메탈 파우더와 오일을 번갈아 칠하는 특수 메이크업을 받는다. 27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1만∼12만 원. 070-7124-1737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