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리조트 ‘하늘길’ 조성
강원 정선군 백운산과 함백산, 화절령, 두위봉 등에 조성된 ‘하이원 하늘길’. 하이원리조트가 개발한 하늘길은 이름처럼 하늘이 가깝게 느껴진다. 산 아래로는 수채화 같은 울창한 숲과 계곡이 한눈에 들어와 산행의 힘겨움도 잊게 만들어준다.
하이원 하늘길은 국내 대표 관광지 중 하나로 꼽히는 강원에서도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곳. 관광업계에서는 뛰어난 자연경관과 사람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다양한 이야기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책부터 등산까지, 다양한 매력 담은 하늘길
하늘길의 매력은 13개 다양한 코스가 있다는 점. 15분짜리 산책 코스부터 4시간에 이르는 등산 코스까지 체력과 여유 시간에 따라 맞춤형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성인들에겐 하이원리조트 마운틴콘도에서 출발해 하늘마중길, 도롱이연못, 낙엽송길을 지나 전망대와 하이원CC에 이르는 9.4km(3시간) 코스가 인기 있다. 이 코스가 산행으로 조금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밸리콘도에서 시작해 무릉도원길, 백운산(마천봉), 산철쭉길, 마운틴탑, 도롱이연못, 하늘마중길을 거쳐 마운틴콘도로 돌아오는 10.4km(4시간) 코스를 택할 만하다.
하이원리조트는 하늘길의 14번째 코스인 하이원길(11.6km)을 만들고 있다. 하이원길이 내년 완공되면 기존 하늘길 구간과 연결된 총연장 22.5km의 둘레길이 탄생한다.
탄광촌 이야기와 전설까지, 다양한 스토리텔링
더욱이 하늘길에는 스토리를 덧입히는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천혜의 경관을 갖춘 ‘걷기 좋은 길’에 지역이 간직한 역사적 의미를 담는 작업인 셈이다.
하늘길은 1960, 1970년대 탄광에서 채굴한 석탄을 운반하던 운탄(運炭)길과 등산로를 정비해 만들었다. 하늘길이 ‘운탄고도(運炭高道)’로도 불리는 까닭이다. 운탄고도는 1962년 2000여 명의 국토건설단을 동원해 삽과 곡괭이로 만들었다. 이 길로 ‘제무시(GMC)’로 불리던 개조 트럭이 연일 석탄을 실어 날랐다. 하지만 1989년 정부의 석탄산업합리화 조치로 석탄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면서 운탄고도 역시 용도 폐기됐다.
이 같은 사연들이 하늘길 곳곳에 담겨 있다. 냇물을 검게 그린 광산촌 아이들의 그림 이야기부터 막장에서 고생하던 광부들의 일상, 산속에서 밭을 일구던 화전민의 고단한 삶까지 탄광촌에 관한 각종 역사가 스토리텔링화된다.
하늘길 곳곳에 얽힌 전설도 재탄생한다. 화절령과 임꺽정의 사랑 이야기도 그중 하나다. 임꺽정이 관군의 추격을 피해 화절령에 숨어들었는데 마침 굶주린 가족의 허기를 달래주기 위해 진달래를 따러 온 마을 처녀와 눈이 맞아 정을 나눴다. 임꺽정은 “다시 오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떠났지만 다시 돌아오지 못했고 처녀는 눈물로 세월을 보내다 죽고 말았다. 마을 사람들이 처녀의 시신을 묻어줄 곳을 찾다가 예전에 없던 연못을 발견했는데 처녀의 눈물이 고여 못이 된 것으로 여기고 ‘꺽정이못’으로 불렀다고 한다.
산악승마 프로그램도 추진
하이원은 하늘길 코스 곳곳에 이 같은 이야기를 담은 표지판, 상징물 등을 설치하고 갱구 모형 등 광산시설도 재현할 계획이다.
임진영 하이원리조트 레포츠사업팀장은 “운탄고도에 석탄 역사 및 문화를 스토리텔링해 탄광의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특히 내년에는 하늘길에 다양한 콘텐츠를 추가해 천혜의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명품 힐링 코스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하이원은 하늘길을 활용한 산악승마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다음 달 17∼26일 산악승마 체험을 위한 시범 행사를 갖는다. 콘도 숙박 고객을 대상으로 무료로 진행되며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예약을 받는다.
정선=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