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설비기술협회
강기호 회장
“기계설비는 건물의 오장육부를 만들어주는 핵심기술 분야입니다. 3000여 회원들의 뜻을 모아 기계설비설계 책임설계권리를 인정받고 설비설계 제값받기가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
강기호 한국설비기술협회(www.karse.or.kr) 회장은 “설비인들의 애로사항을 개선하고 권리를 신장하는 데 앞장서 왔으며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강 회장은 2012년 22대 설비기술협회장으로 취임한 후 지난해 23대 협회장으로 연임됐다. 1991년 한국설비연구㈜를 창업하면서 수많은 건축물의 설비설계를 수행했고, 유한대와 연세대에서 20여 년간 겸임교수로 활동하며 후학 양성에도 힘써왔다.
설비관련 기술 산업은 종합건설과 건축설계의 하도급 형태로 갑을관계가 유독 심한 분야다. 기계설비에 관한 정확한 기준이나 매뉴얼이 없고 싼값에 발주하려는 풍조가 만연해 있어 품질과 안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 회장이 수행한 일에 대해 제값을 제때에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받는 기계설비설계의 책임설계권을 조속히 인정해달라고 강조하는 이유다.
그는 대부분의 안전사고도 책임질 사람이 없고 정확한 기준과 매뉴얼이 없는 데다 너무 싼 값에 하려다 보니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지난해부터 계속됐던 후진국형 안전사고가 그렇습니다. 메르스 사태가 대표적이에요. 의료시설의 원내 감염을 방지할 핵심기술인 공기조화, 환기설비를 설계하는 한 사람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강 회장은 “발주처에서 줄인 예산을 종합건설업체가 저가로 수주하고 이를 다시 설비업체가 받아 한 번 더 쥐어짜야 하는 무한 저가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하루 속히 기계설비 기본법이 제정되고 기계설비기술을 설계·시공·관리하고 운영할 규칙과 기준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에는 기존 건축물의 70% 이상이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이 필요하다. 강 회장은 “환경과 에너지를 고려한 디자인과 설비시스템을 통해 지속가능한 건축물로 재창조돼야 한다”며 “유능한 인재들이 설비 분야에 진출해서 지속가능한 녹색건축과 첨단설비산업을 발전시켜 간다면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으로 진출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