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김덕길)는 이혼에 유리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남편을 29시간 동안 감금한 뒤 강제로 성관계를 한 혐의(강간, 강요 등)로 심모 씨(40·여)를 구속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남편 납치를 도운 심 씨의 지인 김모 씨(42)는 감금치상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2013년 대법원이 부부 사이에도 강간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인정한 이후 아내가 강간 혐의로 기소된 건 처음이다.
검찰 조사 결과 심 씨는 올 5월 6일 이혼을 위해 영국에서 귀국한 남편을 서울 종로구 자신의 주거지로 불러냈다. 심 씨의 부탁을 받은 김 씨는 미리 준비한 청테이프와 케이블 끈으로 심 씨 남편의 손과 발을 묶어 이튿날 오후까지 29시간 동안 감금했다. 심 씨는 남편에게 강제로 “다른 여자 때문에 부인과 살고 싶지 않다. 모든 책임은 나(남편)에게 있다”는 취지의 녹음을 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튿날 새벽 결박 상태인 남편의 옷을 벗긴 뒤 강제로 성관계를 가진 혐의도 있다. 검찰은 심 씨가 영국에서 공문서위조죄로 수감되는 등의 문제로 남편에게 이혼 요구를 받자 국내 이혼 절차에서 유리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동진기자 shi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