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동아일보DB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 “소시지·햄, 석면과 같은 1군 발암물질”…“하루 70g 괜찮아” 반박
WHO 소시지 햄
소시지와 햄, 베이컨 등의 가공육이 석면과 같은 1군 발암물질로, 붉은 고기는 제초제 성분과 같은 2A군 발암물질로 분류됐다.
IARC는 “가공육을 매일 50g 먹을 경우 암에 걸릴 가능성이 18% 높아진다”고 밝혔다. 연기를 쏘이거나 절이고 말리는 등 가공육을 만드는 과정에서 추가되는 성분이 발암 위험을 높인다는 것이다. 바비큐 같은 고온의 조리 과정이 발암물질을 생성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가공육을 과다 섭취했을 때 걸릴 수 있는 질병으로는 직장암과 대장암이 지목됐다. IARC는 또 “쇠고기와 돼지고기, 양고기 등 붉은색 고기 섭취도 ‘발암효과’가 있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대장암과 직장암, 췌장암, 전립샘암 등이 해당된다. 현재 발암물질 1군(암을 일으키는 것이 확인된 물질)에는 담배와 석면, 디젤매연 등이, 2A군 발암물질(암을 일으킨다고 추정되는 물질)에는 제초제 성분인 글리포세이트가 포함돼 있다.
그러나 리처드 녹스 전 영국암연구소 교수는 “균형 잡힌 식단 내에서는 하루 70g 정도의 붉은 고기를 섭취(영국 기준)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며 “붉은 고기의 위험이 음주나 흡연, 과체중에 비해 크지 않다”고 반박했다.
BBC도 “가공육이 속하게 된 분류 등급에는 플루토늄과 알코올과 같이 명백하게 암을 일으키는 물질들이 포함돼 있지만, 모두가 똑같은 위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베이컨 샌드위치가 흡연만큼 건강에 해로운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경희대 의학영양학과 박유경 교수는 27일 S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베이컨, 햄 등 가공육이 석면과 같은 1군 발암물질, 붉은 고기는 제초제 성분과 같은 2A군 발암물질로 분류됐다는 보도와 관련해 “이것 때문에 암이 발생한다고 말할 수는 없고 고기를 많이 먹는 사람과 암 발병률은 매우 관계가 높다 정도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시지나 햄 같은 가공육이 특히 문제가 된 것에 대해 “저장기간을 늘리기 위해 훈제를 하거나 소금, 설탕 등을 넣어서 수분을 제거하는 큐어링 방법이 있는데 이런 방법 가운데 화학물질, 보존제, 발색제 같은 것들을 넣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암 발병의 요인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고기섭취와 발암 위험의 상관관계에 대해 박 교수는 “많이 먹을수록 증가한다고 이해하면 쉽다”면서 “2013년 기준 가공육을 포함한 한국인의 하루 고기섭취량은 남자가 평균 130g, 여자가 80g정도이기에 안심할 수 있는 양은 아니다”고 말했다. WHO 권장량은 하루 70g이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의 한계도 인정했다. “이런 역학연구 결과들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것. 가령 커피도 방광을 나쁘게 한다는 이유로 발암물질 2군으로 분류돼 있는데 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전혀 다른 연구도 있다는 것.
WHO 소시지 햄. 사진=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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