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中난징 전기차 배터리 공장 준공 24년전 샘플 하나로 개발 시작… 숱한 난관 뚫고 ‘미래 동력’ 키워 中공장 年 5만대분 배터리 만들어… 韓美中 3각 글로벌 생산체제 완성
구본무 LG그룹 회장(가운데)과 김장수 주중대사(오른쪽에서 세 번째)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오른쪽에서 두 번째) 등이 27일 중국 장쑤 성 난징 시에서 열린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기념 버튼을 누를 준비를 하고 있다. LG화학 제공
○ 구본무 “길게 보고 승부하라” 연구진 독려
구 회장이 그룹 총수에 오른 다음 해인 1996년, 럭키금속의 전지 연구조직은 LG화학으로 이동했다. 쉽지 않은 프로젝트였다. 일본 소니는 이미 1991년 2차 전지를 처음 상용화해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LG화학은 1998년에야 휴대전화, 노트북 등에 쓰이는 소형 2차 전지 개발에 처음으로 성공했다. 사업을 접어야 한다는 의견들도 많았다. 그러나 구 회장은 “포기하지 말고 길게 보라”며 연구진을 독려했다.
2013년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내비건트리서치가 발표한 전기자동차 배터리 기업 평가에서 LG화학은 세계 1위에 올랐다. LG화학은 현재 현대·기아자동차,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유럽 폴크스바겐, 르노, 다임러 등 20여 개 글로벌 완성차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또 다른 중대형 배터리인 에너지저장장치(ESS) 부문에서도 LG화학은 2013년과 올해 경쟁력 1위를 차지했다.
LG화학 중대형 배터리 부문의 매출액과 임직원은 2009년 600억 원, 220여 명에서 지난해 6000억 원, 1630명으로 늘어났다.
○ “2020년까지 中시장 점유율 25% 목표”
구 회장은 2010년 미국 미시간 주 홀랜드 공장 기공식, 2011년 충북 청주시의 오창공장 준공식을 직접 찾았다. 2차 전지 사업 확대에 대한 강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 中서 100만대분 물량 확보… “2020년 매출 1조5000억” ▼
LG화학은 이로써 ‘오창-홀랜드-난징’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3각 생산체제를 본격 가동할 수 있게 됐다. 권 본부장은 “난징 공장이 세계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생산기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LG화학은 내년부터 중국 현지에서 향후 수년에 걸쳐 생산되는 전기차 100만 대 이상에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이미 계약을 맺었다. 2020년까지 난징 공장 생산규모를 현재보다 4배로 늘려 중국에서만 매출액 1조5000억 원, 시장점유율 25%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B3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2013년 32억6000만 달러에서 2020년 182억4000만 달러로 5배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의 중대형 배터리 사업이 그룹 전체의 먹을거리로 발전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배경이다.
LG그룹을 이끌어온 LG전자도 점차 자동차 부품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년 전 출범한 LG전자 VC사업본부는 올해 상반기(1∼6월)에만 83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LG그룹은 LG전자 VC사업본부, LG화학,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등 부품사업 관련 계열사들을 한 팀으로 묶어 GM의 차세대 전기차(쉐보레 볼트 EV) 개발의 전략적 파트너가 됐다.
LG그룹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와 자동차용 부품 등 자동차 관련 사업이 그룹의 새로운 전략부문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