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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박성원]신문 읽기와 소득 효과

입력 | 2015-10-28 03:00:00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지난해 통계청의 ‘2013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부모 소득이 높을수록 성적 최상위권(상위 10%)에 포함된 비율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초등학교에서 부모 소득이 월평균 400만 원 이상인 학생은 전체의 소득분포 비율보다 성적이 상위 10%에 포함되는 비율이 높았다. 중고교도 추세는 비슷했다. 반면 부모 소득이 낮으면 성적 최하위권(하위 81∼100%)에 속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는 ‘21세기 자본’에서, 향후 사회적 불평등이 증가하면서 ‘세습 자산’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선 불평등이 세대를 내려가며 더욱 강화되어, 점차 세대 간 계층 이동이 불가능한 ‘닫힌 사회’로 퇴행한다는 것이다. 부모가 자식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결정하는 사회라는 점을 피케티는 강조하고 있다. 개천에서 용 나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2004년 당시 고교 3학년(1986년생)이던 일반계 및 전문계 학생 4000명을 11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집에서 신문을 구독한다’고 답한 고교 3학년생(1849명)들의 언어영역 평균 표준점수(200점 만점)는 96.5점으로 ‘구독하지 않는다’는 학생(2031명)의 점수(89.35점)보다 7.15점 높았다. 같은 조사 대상자들의 현재 직장과 임금수준을 물은 결과 고교 시절 신문을 구독한 학생들의 좋은 직장 취업률(32.2%)이 비구독 학생(26.6%)보다 5.6%포인트 높았다.

▷부모의 소득이 월 200만 원이지만 신문을 구독한 학생은 가구 소득이 월 200만∼400만 원이라도 신문을 읽지 않은 학생보다 수능 과목별 평균 점수가 3∼4점 높았고, 좋은 직장 취업률도 4.2%포인트 높았다. 부모의 소득과 학력이 자녀들의 수능 점수나 좋은 직장 취업률에 미치는 효과도 있겠지만 신문 읽기의 효과가 부모의 소득 학력 효과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 디지털기기가 확산되면서 신문을 읽는 학생의 비율이 갈수록 떨어지는 것이 안타깝다.

박성원 논설위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