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3년 연속 국회 시정연설… 친일-독재 미화 우려에 정면 반박 “집필도 안됐는데 정쟁 중단해야… 경제법안들 계류, 가슴 타들어가”
가장 긴 41분 연설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과 관련해 “역사 왜곡이나 미화가 들어간 교과서가 나오는 것은 나부터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박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집필되지도 않은 교과서,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두고 더 이상 왜곡과 혼란은 없어야 한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둘러싼 논쟁을 중단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새 역사 교과서가 친일·독재를 미화하는 내용으로 채워질 것이라는 야권의 공세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박 대통령이 역사 교과서 국정화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국정화 대치 정국은 장기전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은 이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도, 통일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확고한 국가관을 가지고 주도적 역할을 하기 위해서도 역사교육을 정상화시키는 것은 당연한 과제이자 우리 세대의 사명”이라고 했다. 역사 바로잡기가 정쟁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쐐기를 박은 것. 박 대통령은 또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역사를 바로 알지 못하면 문화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다른 나라의 지배를 받을 수도 있다”며 “올바른 역사 교과서를 통해 분열된 국론을 통합하고, 우리 아이들에게 대한민국의 자부심과 정통성을 심어줄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예산안 시정연설은 취임 후 세 번째로 매년 이어졌다. 시간은 41분으로 가장 길었다. 2013년에는 30분, 2014년에는 37분이었다.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대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대통령의 연설이 꼭 실현되게 당에서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국정 교과서 강행을 중단하고 경제와 민생 살리기에 전념해 달라는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했다”며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 무능에 대해 아무런 반성이나 성찰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