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류중일 감독-두산 김태형 감독(오른쪽). 스포츠동아DB
두산 김태형 감독은 “이기면 다음날에는 기사를 찾아보게 되고, 진 다음날은 일부러 안 본다”고 말했다. 감독도 사람인 이상, 칭찬은 듣고 싶어도 비판은 불편한 법이다. 특히 단기전은 감독의 ‘내공’이 드러나는 무대인 것처럼 받아들여지기에 부담이 더 커진다.
이기기만 하면 ‘명장’, ‘전략가’, ‘승부사’에 하다못해 ‘복장’이라는 수식어가 따르고 리더십을 재조명 받는다. 게다가 단기전에 한해선 혹사와 무리수가 승부수와 초강수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면책특권’을 얻는다. 오히려 그렇게 하지 못하는 감독이 결단력이 떨어지는 감독인양 비난 받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감독들은 ‘아끼다 지는 것보다 다 써보고 지는 편’을 선호한다. 그런 방식이 비판의 칼날을 피하기에는 더 유용하기 때문이다. 선수들도 끝까지 온 마당에 몸을 사리지 않는다. 게다가 1승, 1패에 따라 분위기가 확 달라지는 단기전의 속성상 잡을 경기는 후유증을 감수하고서라도 잡아야 한다. 승부수를 통해 선수단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효과도 발생한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