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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태극기를 답시다”

입력 | 2015-10-29 03:00:00

[마음에 다는 태극기]<1>여론조사로 본 국민정서
“군복에 태극기 부착 잘한 일” 81%, “광화문 태극기 게양대 찬성” 87%




《 길거리를 지나는 군 장병의 군복에 부착된 태극기는 이제 일상적인 모습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전 장병이 군복에 태극기를 부착한 결과다. 나라를 대표한다는 자긍심과 애국심을 살리는 태극기 부착은 경찰과 소방공무원 제복으로 확산되고 있다. 좌우 갈등이 계속될수록 사회통합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제복뿐 아니라 온 국민의 마음에 다는 태극기 운동이 나라사랑의 출발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지난해 12월 개봉해 관객 1426만631명을 동원한 영화 ‘국제시장’. 주인공 덕수(황정민 분)는 전쟁이 한창인 베트남으로 가겠다고 해서 부부싸움을 벌인다. 그러다 애국가가 나오자 싸움을 멈추고 일어서서 태극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장면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당시 군사정권이 정권의 정통성을 세우기 위해 의무적으로 태극기에 대한 경례를 하게 했던 기억을 떠올린 이들은 거부감을 보였다. 옛 통합진보당 이석기 전 의원 등은 태극기를 걸어놓고 진행하는 국민의례를 거부해 파장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태극기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성취한 대한민국의 역사 그 자체라는 공감대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 군복 태극기, 장병 애국심 고취로 이어져

올 8월부터 전 장병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군복에 태극기를 부착하는 것에 대해 국민 대부분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28일 여론조사업체 리서치앤리서치가 22, 23일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1.1%가 태극기 부착에 찬성했다. 반대 의견은 12.5%에 머물렀다. 경찰 및 소방공무원으로 태극기 부착을 확대하는 데도 응답자의 71.4%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태극기 군복’은 실제 장병들의 인식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브라질에서 영주권자로 살다가 올해 자원입대한 최재호 일병(22)은 “태극기가 있는 군복을 입게 되면서 부대원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애국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1973년 북한의 도발에 대해 처음으로 ‘원점타격 응징’을 했던 박정인 전 육군 3사단장의 손자 박선욱 대위(30)는 “매일 아침 태극기 달린 군복을 보면서 경건한 마음을 갖는다”며 “태극기 군복을 계기로 장병들이 가슴속에 뜨거운 무언가를 갖게 됐다. 힘들 때마다 자신을 다잡아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미국 시민권자인 아들을 군대에 보낸 이제용 씨(48)는 “태극기 군복을 계기로 자연스럽게 세대 간에 애국에 대해 대화를 나눌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사회 갈등 극복 위해 나라사랑 교육 필요”

국가보훈처는 2011년부터 국민들의 애국심과 호국정신 함양을 위해 나라사랑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 교육은 안보 현실과 대한민국의 독립, 호국, 민주화 역사뿐만 아니라 나라를 위해 희생한 국가유공자의 정신과 공헌을 알리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2012년 대선 이후 야당은 정치편향, 이념편향 교육이라며 예산을 대대적으로 삭감해 논란을 빚었다.

이번 조사에선 전체 응답자의 84.4%가 나라사랑 교육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나라사랑 교육이 광복 70년이자 분단 70년을 맞은 현실에서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극복하기 위한 국민 공감대 형성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서울 광화문광장에 대형 태극기 게양대를 설치하는 게 필요하다(87.3%)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보훈처는 서울시와 함께 국민 참여 방식으로 올해 8월 15일 광복절에 설치할 계획이었지만 서울시가 반대하면서 표류하고 있다. 보훈처는 태극기 게양대를 영구 설치할 예정이었으나 서울시는 올해 말이나 내년 8월까지 한시적으로 설치하자고 주장한다. 여론조사 전체 응답자의 64.7%는 원래 취지대로 상설 설치해야 한다고 답했다. 한시적으로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은 27%에 그쳤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