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만에 정규앨범 낸 신승훈 “2006년이후 모던록 등 다양한 실험… 20년 더 음악활동할 시즌2 시작”
28일 오후에 만난 가수 신승훈은 “신작에는 딱딱한 작업실 말고 동료들과 전국의 펜션을 돌며 그 정취에 빠져 쓴 곡이 많다”고 말했다. 도로시컴퍼니 제공
혼자 살겠단 얘긴가 하면 그건 아니다. “그래도 (연애나 결혼을 하고 싶다는) 맘이 없었으면 제가 이런 곡을 썼겠어요?” 신승훈은 “가수가 좋은 게 노래로 고백할 수 있다는 거”라면서 “나중에 누군가 생기면 눈을 들여다보면서 이 노랠 불러주고 싶다”고 했다.
동그란 눈과 또렷한 코가 도드라진 말끔한 얼굴. 그 위에 얹힌 동그란 안경. 28일 오후 서울 도산대로에서 만난 신승훈은 우리 나이로 올해 쉰이 됐다. 데뷔 25주년이다. 근데 어째 별반 달라진 게 없어 보였다. 1990년 데뷔해 1집부터 8집까지를 전부 밀리언셀러로 만든 그는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음반을 많이 판 가수다(1700만 장 이상 추산).
새 앨범의 타이틀곡은 ‘이게 나예요’다. 이별 뒤 아픔을 그린, 딱 신승훈식 발라드. ‘이게 뭐예요’가 반복되는 후렴구는 담백하다. ‘미소 속에 비친 그대’ ‘보이지 않는 사랑’에서 꺼낸 날카로운 슬픔의 칼 대신 뭉툭하고 먹먹한 뭔가가 솟아온다.
“예전엔 ‘슬프지? 울어주세요!’ 했다면 이젠 ‘안 슬퍼도 돼요. 그냥 가슴에 안고만 가세요’ 하고 싶어요.”
재즈 힙합부터 모던 록까지 다양한 편곡 시도가 앨범 여기저기 담겼다. 나일론 기타와 현악이 어우러져 ‘Somethin′ Stupid’ 같은 느낌을 주는 듀엣 곡 ‘해, 달, 별 그리고 우리’는 배우 김고은과 같이 불렀다. 풍성한 현악에 위로의 메시지를 담아낸 ‘I Will’도 인상적이다.
신승훈은 12월 4∼6일 서울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콘서트를 연다. 연말까지 지방 공연을 할 생각이다. 이르면 내년 2월에 일본 공연도 한다. 음악 얘기에 신나 있던 신승훈이 눙친다. “이러다 전 언제 여자 만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