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강민호 등 대표팀 고참 “조무근 공 좋네” 칭찬 릴레이
“이제 후배들이 대표팀에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뭔가 보여줘야 할 것 같아요.”
어느덧 국가대표 선배 대열에 합류한 김광현(SK·27)은 올 시즌이 끝난 뒤 ‘딱 3일’만 쉬고 다시 공을 던졌다. 프리미어 12 국가대항전을 위해서다. 준플레이오프를 마친 박병호(29·넥센)도 홀로 텅 빈 목동구장에서 배팅연습을 했다. 지난해 아시아경기에 이어 두 번째로 태극마크를 단 박병호는 “여전히 설렌다. 국가를 대표해 나간다는 자부심이 크다”며 대표팀에 애정을 보였다.
27일부터 잠실구장에서 시작된 첫 훈련에는 최종 엔트리에 든 28명 중 17명만 참가했다. 나머지 선수들은 한국시리즈를 치르고 합류할 예정으로 대회 개막 전 대표팀 전원이 모여 연습할 시간이 없다. 하지만 첫날 훈련을 마치고 김인식 감독은 한시름을 놓았다. 태극마크를 단 선수들이 소집 전 각자 몸을 만들어 왔기 때문이다.
대표팀 선배들은 앞장서 더그아웃 분위기를 띄웠다. 첫 훈련 때 박병호는 잠실구장 복도에서 조무근에게 “너 키 몇이냐?”며 물은 뒤 198cm라는 답을 듣자 “그러니까 내가 네 슬라이더를 못 친다”고 농담을 했다. 박병호가 강민호(30·롯데)에게도 “형, 얘 공 쳐요”라고 묻자 강민호도 고개를 내저었다. 박병호와 강민호는 올 시즌 조무근을 상대로 각각 4타수 1안타, 4타수 2안타에 홈런도 하나씩 기록했지만 이날은 후배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몸을 낮췄다.
28일 본격적인 피칭을 시작한 조무근은 특유의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강민호의 미트에 꽂아 넣었다. 강민호는 그때마다 환호성을 지르며 연신 ‘나이스볼’을 외쳤다. 선동렬 투수코치는 “강민호가 좋다고 하면 진짜 좋은 공”이라며 거들었다. 정근우도 “이제 90년대생 선수들의 시대가 왔다”며 후배 응원에 빠지지 않았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