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eer & Style Mentor 맥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조수현 상무
심플한 디자인의 화이트 셔츠에 디테일이 독특한 술 달린 스커트를 받쳐 입었다. 대담하고 화려한 목걸이를 착용, 악센트를 주었다.
두 번째 회사는 식음료제품 회사여서 출근하면 박스부터 뜯고 제품 테스트 준비로 하루를 시작했죠. 허드렛일처럼 보이지만 제품이 공장에서 어떻게 포장돼 운반되는지, 소비자에게 더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등 매우 디테일한 것을 현장에서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조 상무는 “마케팅은 그렇게 현장 속에서, 디테일한 작은 것에서부터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마케터들은 제품과 홍보뿐 아니라 판매와 교육까지 두루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인다.
브랜드 철학과 스토리에 더 집중하고, 소비자와 브랜드간 특별한 ‘케미’를 찾아내야죠. 고객에게 우리 브랜드만의 제품과 스토리를 경험할 수 있게 해 감동을 주어야 합니다. 맥에서 예술가와의 협업을 통해 한정판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는 것도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중요한 전략이죠.”
맥 브랜드를 맡은 지 이제 1년 반, 조 상무는 “맥이 이미 국내 시장에서 마켓 리더로 자리 잡았지만, 메이크업 파트너로서의 브랜드 정체성을 보다 확실히 업그레이드해서 기존 고객뿐 아니라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브랜드 컬러가 블랙이다 보니 검정 옷을 입는다. 대신 소재나 디테일 등을 다양하게 선택해 변화를 준다. 스카프처럼 연출할 수 있는 네크라인의 디테일이 돋보이는 블라우스와 통 넓은 팬츠를 매치, 여성스러운 느낌을 살렸다.
직장생활에서 멘토를 갖는 게 중요
“만 20년간 일을 해오면서 커리어 단계 별로 필요한 역량을 배우는 회사를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에요. 마케팅의 기본 룰을 차근차근 배울 수 있었던 직장, 배운 것을 활용해서 신나게 일했던 직장, 팀 리더로서의 역할을 배운 직장, 명품 브랜드 관리와 팀워크를 배울 수 있었던 직장까지 두루 거쳤어요. 이제 맥에서는 그 역량을 모두 모아 발휘할 수 있으니 정말 운이 좋지 않나요?(웃음)”
“저는 그간 다행히 좋은 상사와 멘토를 만날 수 있었어요. 그 분들에게 많은 자극도 받고, 배우는 게 많았습니다. 저 역시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좋은 영향을 주는 멘토가 되고 싶어요.”
그는 직장 생활에서 멘토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후배들에게 항상 자신을 돌아보고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라고 말합니다. 이기적이 되라는 게 아니라 모든 것에 대한 답을 자신에게서 찾으라는 얘기죠.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내 생각에 집중하다 보면 답이 나와요. 그 답을 통해 나온 결과는 좋든 나쁘든 자신의 결정이기에 힘들어도 이겨내기가 쉽습니다.”
이런 훈련은 직장생활에서의 긴장과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자기 자신과 자신의 커리어를 발전시키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덧붙인다.
검정색 옷을 자주 입다보면 패션이 단조로워지는 느낌. 화려한 액세서리, 백, 스카프 등을 자주 활용해 스타일에 포인트를 준다.
커리어우먼에게 패션은 또 하나의 명함
그는 지난해 이사하면서 제대로 된 화장대를 처음으로 마련했다고 한다. 화장품 업계에서만 17년 넘게 일하면서도 바쁜 일상 탓에 언제나 서서 급하게 화장을 하거나 지우곤 했다. 화장대에 앉아 천천히 단계별로 모든 화장품을 사용하며 화장을 해보니 그 시간이 온전한 자기 것이 되는 것 같은 기쁨을 느끼고 힐링까지 되었다며 활짝 웃는다. 여자들에게 화장 시간이 갖는 의미를 새삼 느끼게 된 경험이었다고. 이젠 아침, 저녁으로 화장대에 앉아 하루를 준비하고 마무리하는 시간이 참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고 한다.
“일과 생활을 언제나 5 : 5로 나눠 균형 잡기란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전 라이프 사이클마다 당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선택하고, 그것에 집중하는 편이에요. 회사를 옮겼다거나 큰 프로젝트가 있을 때는 물론 회사 일에 몰입해야죠. 아이가 곧 중학생이 될 요즘은, 사춘기를 잘 넘기기 위해서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갖고자 노력합니다. 퇴근 후 아이와 줄넘기도 하고, 집근처 산책길을 함께 걸으며 얘기도 많이 나누죠.”
그는 “커리어우먼에게 패션은 또 하나의 명함”이라고 말한다.
“맥의 브랜드 상징 컬러가 블랙이라서 회사에서나 행사 때는 주로 검정 색 옷을 입어요. 색상에 제한이 있는 대신 다양한 소재, 독특한 디자인으로 변화를 주죠. 비대칭의 셔츠나 니트, 가죽 재킷도 즐겨 입어요. 대담한 벨트나 액세서리, 백, 구두 등 소품으로 다양하게 연출하죠.”
그는 “원래 패션을 좋아하는데다 맥이 트렌드에 민감한 브랜드이다 보니 더 관심을 갖고 대담한 시도를 하게 된다”고 말한다.
조수현 상무가 즐겨 사용하는 메이크업 제품들. 일명 워터젤 파운데이션이라 불리는 ‘스튜디오 워터웨이트 SPF30 파운데이션’, 피부를 촉촉하게 해주는 에센셜 오일, 가을 유행 색상 아이 팔레트, 립스틱, ‘스튜디오 퍼펙트 파운데이션’, 멀티 립 크레용, 워터 프루프 브로 세트.
“올 가을 메이크업은 피부 표현과 입술이 포인트예요. 가을엔 베이스 메이크업을 특히 꼼꼼하게 해야 합니다. ‘메이크업은 질감’이라고 할 수 있어요. 촉촉한 리퀴드 파운데이션으로 피부 결을 표현하고 매트한 립스틱을 바르면, 피부가 깨끗해 보이면서 전체적으로 색감이 살아납니다. 이번 가을엔 유행 색상인 갈색이 살짝 도는 빨간 립스틱으로 자신을 표현해보세요.”
조 상무가 전하는 올 가을 멋쟁이가 되는 메이크업 팁이다.
▼조수현 상무는…▼
1973년생. 한국외국어대학에서 불문학과 영문학을 복수 전공했다. 1995년 마케팅리서치 회사인 AMI(Asia MarketIntelligence)에 입사,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네슬레 코리아 프러덕트 매니저를 거쳐 1999년에 로레알 그룹으로 이직하며 뷰티업계에 입문한다. 2007년 7월까지 살롱 헤어 제품 브랜드인 로레알 프로페셔널 파리의 마케팅 매니저를 거쳐 화장품 브랜드 로레알 파리의 마케팅 디렉터 및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로 일했다. 2007년 8월 샤넬 코리아로 이직, 향수·화장품 사업부에서 마케팅 및 교육 관련 업무를 총괄했다. 2014년 2월 엘카 코리아로 옮겨 현재 맥의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로 국내 마케팅, 판매, 홍보, 기획, 교육 등의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 ‘맥(M.A.C)’은…▼
맥(M.A.C, Makeup Art Cosmetic)은 1984년 캐나다의 메이크업 아티스트이자 사진작가인 프랭크 토스칸과 프랭크 안젤로가 설립했다.
처음엔 메이크업 전문가들을 위한 제품으로 만들어져 모델, 배우, 사진작가, 공연 예술가들의 입소문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1998년 에스티로더 그룹에 합병된 후 세계적인
메이크업 브랜드로 성장하게 된다. 맥은 “모든 세대, 모든 인종, 모든 성별”이라는 브랜드 철학을 가지고 다양한 제품을 출시한다. 해마다 세계 4대 컬렉션의 백 스테이지 메이크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다음 시즌 유행할 메이크업 트렌드를 제시한다. 여러 분야 예술가들과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콜라보레이션 작업도 유명해서 한정판만 모으는 컬렉터까지 있을
정도로 마니아들이 있다. 국내에서도 11년 연속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메이크업 스폰서로 여배우들의 레드카펫 백 스테이지 메이크업을 담당해왔다. 국내에는 1999년 12월부터 정식으로
수입되어 현재 전국 57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프레스티지 메이크업 브랜드 국내 1위(2015 마케팅 리서치 회사 보떼리서치 조사 기준)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맥은 1994년부터 맥 에이즈 펀드를 조성, 에이즈 퇴치와 예방 사업을 펴고 있다. 국내에서도 청소년 대상 성교육과 에이즈 예방을 위한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펴고 있다.
글/김경화 (커리어 칼럼니스트, 비즈니스 라이프 코치)
사진/이승엽(스타일 포토그래퍼, 고구마스튜디오)
동아일보 골든걸 goldengir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