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화학사업 인수 의미
롯데케미칼이 삼성SDI 케미칼 부문,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등 삼성그룹의 화학사업을 인수하기로 한 것은 화학 분야를 그룹의 주요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또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소송전을 시작하며 경영권 분쟁이 다시 불거진 상황에서, 신 회장은 롯데그룹을 성장시킬 능력이 자신에게 있음을 대내외에 알린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화학 분야는 유통·서비스와 함께 롯데그룹의 큰 축으로 꼽힌다. 롯데케미칼을 중심으로 한 화학사업의 덩치가 커지면 롯데그룹 전체의 성장 여력도 커진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삼성그룹의 화학 계열사들이 만들어오던 제품들은 대부분 롯데케미칼이 생산하지 않던 제품이어서 인수하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며 “추가되는 제품군이 새로운 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지속적으로 화학사업 확대를 추진해오고 있다. 롯데그룹이 올해 초 내놓은 2015년 투자 계획에 따르면 중화학·건설 부문에 1조5000억 원을 쓰도록 돼있다. 유통 부문(3조4000억 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미국 액시올사와 합작으로 미국 루이지애나 주에 저가의 셰일가스를 기반으로 에틸렌 제조 원료 공장을 짓기로 했다. 롯데 고위 관계자는 해외 공장 건설 및 대규모 인수합병(M&A)에 따른 자금 조달 문제에 대해 “성장성만 확인된다면 자금 조달은 쉽지 않겠느냐”며 문제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