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 이승엽 빼고 주전 첫 기용… 1회초 내야안타로 출루 첫 득점 선물
29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3차전을 앞두고 프로야구 삼성 류중일 감독이 행복한 고민을 털어놨다.
올 정규시즌에서 채태인과 박한이, 박석민의 부상 때마다 대체 선수로 출전해 공백을 완벽히 메웠던 구자욱(사진)은 한국시리즈에서는 주전 선수들이 돌아오며 갈 곳을 잃었다. 정규시즌에서 리그 타율 3위로 팀 내에서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했던 구자욱(0.349)이었지만 경험이 중요한 한국시리즈에서는 선배들에게 밀릴 수밖에 없었다.
류 감독은 “구자욱을 넣으면서 누구를 뺄까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 박한이는 컨디션이 좋고 최형우는 4번 타자라 함부로 뺄 수 없었다. 결국 제 스윙을 못하고 있는 이승엽을 뺄 수밖에 없었다”며 “감독이 되고 나서 아플 때를 빼고 이승엽을 라인업에서 제외한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날 좌익수 겸 1번 타자로 한국시리즈 데뷔 무대에 선 구자욱은 삼성 ‘첫’ 득점의 주인공이 되며 류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1회초 두산 선발 투수 장원준을 상대로 7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친 끝에 투수 키를 넘기는 내야 안타로 출루에 성공한 구자욱은 투수 폭투로 2루까지 진루한 뒤 나바로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8회에도 안타를 더한 구자욱은 9회 2사 만루 상황에서는 1루 땅볼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확정지으며 아쉽게 경기를 마쳐야 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