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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철 “벨기에, 스타일 확 바꿔 당황”

입력 | 2015-10-30 03:00:00

오세훈 최전방 올린 뒤 PK 얻어내, 용병술 또 한번 빛났지만 끝내 눈물




“이기고 싶었고, 이겨야 되는 상대였는데 패했다. 그동안 부족한 나를 따라와 준 선수들이 고맙다.”

한국 대표팀 최진철 감독(44)은 29일 8강 진출이 좌절된 뒤 먼저 자신의 부족함을 탓했다. 그는 “동영상을 보며 전력 분석을 했지만 바뀐 선수가 많아 제대로 파악을 하지 못했다. 벨기에가 조별리그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축구를 해 당황스러웠다. 수비진의 위치를 바꿨지만 미흡했다”며 아쉬워했다. 이승우(FC 바르셀로나)의 실축에 대해서는 “페널티킥에 자신감을 보여 왔기에 실수를 탓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좀 더 신중하게 찼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은 있다”고 말했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멤버인 최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마술 같은 용병술을 보여 줬다. 브라질과의 1차전에서는 후반 33분 투입한 이상헌(울산 현대고)이 1분 뒤 장재원(울산 현대고)의 결승골을 도왔고, 기니와의 2차전에서는 후반 추가 시간에 교체한 오세훈(울산 현대고)이 1분 만에 결승골을 터뜨렸다. 확실한 주도권을 장악하지는 못해도 결정적인 기회를 거머쥐는 ‘실리 축구’였다. 최 감독은 이날 후반에 추가골을 내주자 수비수로 교체 투입했던 오세훈을 최전방으로 올리는 승부수를 띄웠다. 오세훈은 4분 뒤 페널티킥을 얻어내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아쉽게도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못했지만 최 감독의 용병술이 다시 한번 번뜩인 순간이었다.

벨기에를 상대로 모든 것을 쏟아 부은 선수들은 고개를 숙인 채 라커룸으로 향했다. 눈물을 흘리는 선수들도 있었다. 주장 이상민(울산 현대고)은 “어릴 때부터 함께 축구를 하며 대회를 준비했기 때문에 더 아쉽다. 조별리그에서 강팀을 꺾으면서 나태해진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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