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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배려가 동료를 미소짓게 한다

입력 | 2015-10-30 03:00:00

[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뀝니다]
[10월의 주제는 ‘직장 에티켓’]<207>부조리한 社內문화 지적 반향




동아일보 연중기획 ‘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뀝니다(내바세바)’ 취재진은 10월 한 달간 총 20건의 기사를 통해 한국 직장인이 지켜야 할 ‘직장인 에티켓’을 다뤘다. 처음에는 ‘여성 시대’ ‘탈(脫)권위 시대’라는 분위기에 따라 직장인 에티켓으로 사내 성희롱 문제, 불합리한 회식문화 등을 지적하는 것은 ‘낡은 뉴스’ 아니냐는 문제의식도 있었다.

하지만 실제 취재를 해본 결과 누구나 알고 있을 법한 상식적인 수준의 직장인 에티켓조차 현장에서는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누리꾼들은 내바세바 기사에 수백 건의 ‘댓글’과 수천 건의 ‘공감’ 표시를 했다.

23일 자로 나간 ‘상대에 불쾌감 주는 농담 그만’ 기사는 포털 사이트에서 댓글이 910개가 달릴 정도로 독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누리꾼 ‘eomm****’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과 행동은 모두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댓글을 달자 공감한다는 표시가 3600여 개 올랐다. 여성 시대라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성희롱이 난무함을 입증한 셈이다.

안민호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외국에 비해 한국의 조직문화는 유연하지 않고 덜 민주화됐다”며 “여전히 권력을 가진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성희롱을 하거나 늦게까지 술자리를 강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시대가 변화하면서 나타난 새로운 양상의 직장인 에티켓을 제시하기도 했다. 통상 직장인 에티켓은 ‘상사의 부하직원에 대한 불합리한 행동’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그 양상이 다양해졌다. 예컨대 ‘블라인드’ 같은 직장인 비밀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이나 사내 익명 게시판에서 근거 없이 조직원을 헐뜯는 행위는 직장인 에티켓이 필요한 사례로 기존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방식이었다. 젊은 직장인을 중심으로 한글 맞춤법이 틀린 채 e메일을 보내고 공문을 작성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공자는 ‘기소불욕물시어인(己所不欲勿施於人)’이라는 말을 남겼다. 내가 하기 싫은 일은 남에게도 하게 해선 안 된다는 뜻이다. 부하직원에게 농담을 할 때나 익명성을 빌려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할 때 이 말 한마디를 떠올리면 직장인 에티켓은 완성되지 않을까.

신무경 기자 figh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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