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공연-디제잉까지 종횡무진 활약
최근 박나래는 MBC ‘무한도전-바보전쟁’에서 ‘뇌순녀(뇌가 순수한 여자)’ 캐릭터로 큰 웃음을 줬다. 그는 인터뷰하면서 ‘에밀레종(통일신라 성덕대왕신종의 별칭)이 어느 나라에서 만들어졌나’라고 질문하자 “프랑스?”라고 답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기자가 개그우먼과는 처음 인터뷰한다고 인사를 건네자 그녀는 대뜸 ‘색드립’부터 던졌다. 초면이라고 체면 따지지 않았다. ‘여자 신동엽’이란 별명이 왜 붙었는지 알만 했다. 최근 서울 마포구에서 만난 개그우먼 박나래(30)는 2006년 데뷔 이후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그의 이름 앞에는 ‘여자 신동엽’ 외에도 ‘대한민국에서 제일 웃긴 여자’ ‘인간 데칼코마니’ 등 여러 수식어가 붙는다.
tvN ‘코미디 빅리그(코빅)’에서 분장 개그로 화제를 모았고 최근 MBC ‘라디오스타’ ‘무한도전’, SBS ‘동상이몽’ 등 예능에도 나와 입담을 과시했다. 31일 방영될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마리텔)’에도 출연한다.
배우 김상중 마동석, 가수 오혁 등 박나래가 ‘코빅’에서 분장하고 흉내 낸 인물마다 묘하게 닮아 화제가 됐다. 25일 진행된 ‘마리텔’의 인터넷 생방송에서는 방송인 김구라, 디자이너 황재근의 분장 등을 선보였다. 그는 “성대모사를 하는 개그맨은 많았는데 ‘인물모사’를 하는 개그맨이 없어 시작했다”며 “‘표정모사’로 유명한 정성호 선배로부터 ‘너 때문에 설 자리가 없어졌다’는 푸념 섞인 칭찬을 들었을 때 뿌듯했다”고 말했다.
개그우먼 박나래가 tvN ‘코미디 빅리그’에서 분장한 인물들. 왼쪽부터 ‘색종이 아저씨’ 김영만, 배우 마동석, 가수 오혁, 배우 김상중. tvN 화면 캡처
초등학생 때부터 배우를 꿈꿔 온 박나래는 상명대에서 연극을 전공했다. 평소 남을 웃기는 데 탁월했던 그에게 ‘개그우먼 되라’는 주변의 끈질긴(?) 권유로 진로를 바꿨다. 그는 “감초 역할로 가끔 웃음 주는 배우가 되는 게 목표였는데 지금은 매일 웃기고 있다”며 “영화, 드라마 출연 기회가 생긴다면 약물중독자, 귀신 등 센 역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박나래는 공연 등 활동 영역을 넓히는 데도 열심이다. 안영미 장도연 김영희 등 개그우먼들이 함께 ‘코믹컬(코미디+뮤지컬)’인 ‘드립걸즈’에 출연하고 있다. 2013년 시즌2부터 참여해 올해 시즌4까지 이어오고 있다. 3개월 전부턴 서울 홍익대 앞이나 강남의 유명 클럽 등에서 디제잉 공연도 시작했다. 스스로 ‘노력파’라고 말하는 그는 “3년 전부터 정식으로 디제잉을 배우며 실력을 쌓아왔다”고 말했다.
박나래는 인터뷰 도중 자주 ‘19금 색드립’ 표현을 썼다. 그는 “일상과 방송, 인터뷰를 가리지 않고 사용한다”며 “특히 방송에선 어설픈 표현을 하면 역풍을 맞을 수 있는데 센 표현을 하면 제작진이 알아서 편집한다”고 웃었다.
그는 “개그우먼은 너무 망가져도 지적받고 예쁜 척해도 지적받아 남자 개그맨보다 제약이 많다”며 “개그우먼이 상의 탈의를 해도 지적 안 받을 그날까지 제 작지만 옹골찬 몸으로 열심히 웃기겠다”고 말했다. 그나마 덜 ‘19금’스러운 소감이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