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재테크 트렌드 전망]2015 동아재테크-핀테크쇼 전문가 12명 투자비법 쏟아내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15 동아재테크·핀테크쇼’를 찾은 방문객들이 이동현 KEB하나은행 행복한부동산센터장의 재테크 강연을 듣고 있다. 좌석 250석이 가득 차 일부 관람객들은 복도에 앉거나 서서 강연을 들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매달 받는 월세만 보고 부동산에 투자하면 실패합니다. 오피스텔, 원룸은 월세를 많이 받아도 좋은 부동산이 아닙니다. 1, 2년 뒤 투자원금이 얼마나 오르는지 반드시 따져봐야 합니다.”(고준석 신한은행 동부이촌동 지점장)
“내년은 위기관리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한국 증시를 포함해 세계 금융시장이 더 크게 요동칠 겁니다. 이를 대비해 미국 달러나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현금을 많이 보유한 국내 기업에 장기 투자하는 게 좋습니다.”(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 소형 아파트, 20대 몰리는 상가 ‘알짜 부동산’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이 지금처럼 활기를 띨수록 투자수익률이 높은 ‘알짜 부동산’을 골라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전세금만 높은 지역은 월세로 전환하기 쉽지 않으니 투자를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유망한 투자처로 분양면적 66m² 미만의 소형 아파트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동현 KEB하나은행 행복한부동산센터장은 “소형 아파트는 수요자가 많아 언제든 사고팔 수 있고 공실 가능성도 낮다”고 강조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동부이촌동 지점장도 “다가구주택을 지어 원룸을 임대하며 세입자 관리로 고생하지 말고 소형 아파트를 사서 안정적으로 월세를 받는 게 낫다”고 추천했다.
초저금리 기조 속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수익형상가는 더 꼼꼼하게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센터장은 “30, 40대가 많은 상권보다 서울 강남역, 홍대입구 주변 등 10, 20대가 많은 상권이 더 유망하다”고 말했다. 테마상가, 주상복합형상가 등은 피해야 할 투자처로 꼽혔다. 숨어있는 알짜 부동산을 찾는 경매투자 노하우도 소개됐다. 신정헌 에누리하우스 대표는 “내 눈에 좋아 보이는 물건은 다른 사람에게도 좋기 때문에 경쟁률이 높다”며 “부동산시장이 상대적으로 조용한 충청권 등 선호도가 낮은 지역에 투자 기회가 더 많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저성장·저금리 시대를 맞아 해외투자를 적극 늘려야 한다는 조언이 잇따랐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이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달러 강세(원화 약세)가 계속될 앞으로 1년이 해외투자에 나서기에 가장 좋은 시점”이라며 “달러 강세로 신흥국의 자본유출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G2(미국과 중국), 일본, 유럽의 독일·영국 등을 눈여겨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조윤남 센터장은 “내년 미국 금리인상에 미국 대선, 신흥국 경기부진이 겹치면서 원-달러 환율이 1300원까지 오를 수도 있다”며 “미국 배당주에 투자하는 등의 방법으로 달러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투자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정순필 와이즈차이나인베스트 대표는 “중국의 자본시장 개방과 앞으로 5년간 개발계획을 담은 ‘13차 5개년 규획’을 보면 충분히 투자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용준 센터장은 “중국의 도시화로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내수소비재 1등주를 장기적으로 투자 포트폴리오에 담아야 한다”며 “초보자들은 변동성이 큰 본토 시장보다 홍콩 증시 투자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중국의 상하이 디즈니랜드 개발, 전기자동차산업 육성과 관련해 혜택을 보는 종목에 투자하면 좋다”고 권했다.
한 시중은행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금융상품에 대한 상담을 받고 있다. 지난달 30, 31일 이틀 동안 열린 이번 ‘2015 동아재테크·핀테크쇼’ 행사에는 1만여 명의 관람객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국내 주식투자와 관련해서는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이 “올해 바이오, 헬스케어의 뒤를 이어 내년에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관련 종목들이 증시를 이끌 테마주가 될 수 있다”고 추천했다.
이날 강연장에서는 강의를 꼼꼼히 필기하거나 스마트폰으로 강의 슬라이드를 촬영해가며 강연을 듣는 투자자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또 강의가 끝난 뒤엔 강연장 밖에서 수십 명이 줄을 서서 강사들에게 질문 공세를 펼쳤다. 이지연 씨(52·서울 서초구 잠원동)는 “그동안 부동산과 예금으로만 자산관리를 했는데 이번 재테크 강의를 듣고 해외투자에 관심을 두게 됐다”며 “특히 이번 강연에서는 구체적인 투자처와 주식투자 종목 등을 찍어줘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정임수 imsoo@donga.com·조은아·주애진 기자